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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업이 활성화되는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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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동업이 활성화되는 사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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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밀레, 유니레버, 할리데이비슨, 막스 앤드 스펜스, 돌체 앤드 가바나 -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동차, 세탁기, 오토바이, 유통업, 명품 의류 등으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동업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롤스로이스는 전구용 필라멘트를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던 로이스가 카 레이서로 활약하던 롤스와 만나면서 부드럽게 달리는 자동차를 만든 것에서 출발한다. 밀레는 선반 몇 대와 천공기를 가지고 밀레와 진칸이 만나면서 명품 세탁기를 만들게 되었다. 이들은 100년이 훨씬 넘은 기업이지만 지금도 동업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각자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고 이런 협동정신은 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만드는 기초가 됐다.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하는 방법으로 2명 이상의 동업자가 함께 동업회사(business partnership)를 만드는 것이 있다. 동업은 혼자만으로는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데서 출발한다. 따라서 동업은 여러 사람의 재능을 결합해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업한다는 것은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것처럼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우리는 일찍부터 동업을 부정적으로 봤다. 오죽 했으면 "동업하지 마라"는 것이 "보증 서지 마라"는 것과 함께 처세술의 첫머리에 올라가 있을까. 심지어 동업은 원수가 된다는 '동업상구(同業相仇)'라는 말까지 있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동업이 부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는 사업을 할 때 이성적인 경우도 있지만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맡은 바 영역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내가 일한 몫이 동업자보다 크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초심을 잃고 사리판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처음 굳건했던 신뢰도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돼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심지어 우리는 동업은 피하되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가급적 역할 분담을 정확히 해 구체적인 계약서을 작성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전부 나열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도 동업자와 함께 명확히 문서로 확정하길 권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세부사항을 적더라도 모든 경우의 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인가.

동업이 발달한 서양을 보면 기업 간 관계나 개인 간의 관계를 표현하는 개념으로 거래적 계약(arms length)과 관계적 계약(relational contract)이 있다. 거래적 계약은 경제적 이득이 계약 당사자들의 주요 관심이며 비교적 짧은 기간 이루어진다. 계약 사항은 구체적이고 한정적이며 협상 등을 통해 계약 조건이 바뀔 수 있다. 그러나 관계적 계약은 장기간 인간적인 관계에 의해 맺어짐을 기초로 한다. 그렇다. 동업은 계약에 따른 단기적인 기업 간 관계가 아니라 장기적인 관계에서 절대적인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동업은 원수가 되는 일이 아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동업은 오히려 상호 보안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기업은 내 것이라는 편협된 생각 때문에 지속성장을 하지 못한다. 기업(company)의 어원을 보면 '빵(panio)'을 '함께(con)' 먹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업은 내 것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임을 인식해야 한다. 동업은 '나홀로'가 아니라 '함께'하는 동반성장 정신의 새로운 실천이다. 지금부터라도 동업이 활성화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김영우 동반성장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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