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론] 해외진출 카드사, 차별화된 사업모델 개발해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시론] 해외진출 카드사, 차별화된 사업모델 개발해야
AD
원본보기 아이콘


최근 카드사들의 국내시장 영업성과와 전망이 좋지 않다. 주요 전업계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이상 감소했으며, 하반기 영업여건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와 함께 카드대출 총량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주요 사업에서 수익창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체로 카드사들은 하반기 경영전략으로 감소세의 수익 보전을 위해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최근 국내 영업실적 부진은 일부 카드사들로 하여금 해외진출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다. 신흥시장 개척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쉽지 않은 도전인 셈이다. 정작 문제는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진출지역이 주로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 국한된다. 동남아시장의 높은 대출 이자율, 꾸준한 소액대출수요가 진출의 주요 이유다. 작은 시장 규모에 지나치게 많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집결해있는 곳도 동남아시장이다. 해당 시장은 국내 금융기관 진출이 대거 이루어져 출혈경쟁이 심한 편이며, 카드사용인구도 많지 않아 할부금융 또는 소액대출영업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카드사 입장에서 새로운 해외진출 전략을 모색할 시점이며, 이를 위해 유념해야 할 몇가지 사항들이 있다. 첫째, 디지털 금융거래가 증가세인 신흥국을 물색할 필요가 있다. 현금결제를 선호하는 소비 행태는 카드업 등 지급결제영업으로 확장하기에 한계가 있다. 결국 인터넷 보급수준, ICT 기기 이용수준 등 디지털 금융기술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가 국내 카드사의 장점인 고객편의성을 갖춘 금융서비스를 이용해 금융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기 유리하다.


둘째, 신규 인허가 획득을 통한 진출보다는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진출방법이 현지시장 안착에 유리하다. 신흥국들의 경우 대체로 금융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어 현지 영업을 위한 인허가 부여에 인색한 편이다. 또한 신규 인허가 획득 시 현지인 채용, 전산 인프라 구축 등에도 상당시간이 소요되고, 관련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다. 투자액이 크지 않은 수준에서 양호한 건전성을 갖춘 현지금융사와 합작을 통해 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빠른 시간 내 현지영업을 가능하게 한다. 더욱이 현지 사정에 밝은 파트너와의 합작은 채널 네트워크 구축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결국 현지 고소득층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교차판매(cross-selling) 영업도 가능하다.


셋째, 해외 진출 전 현지시장에 적합한 사업모델 개발이 필수적이다. 몽골의 달러예금, 광물자원,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업 영위를 통해 소기의 영업성과를 거둔 국내 금융회사의 성공사례가 있다. 높은 여수신 이자율과 천연자원 개발 투자수요에 적합한 중위험ㆍ중수익 위주 메자닌 펀드 조성이 거둔 성과다. 또한 유럽에 진출한 국내 캐피털사도 현지은행과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양호한 영업성과를 거둔 바 있다. 자동차 판매 규모가 큰 유럽지역에서 캐피털사의 핵심경쟁력인 자동차 금융의 사업특성을 살림으로써 영업성과 창출이 가능했다.

넷째, 외국계 금융사에 제한적인 현지 영업규제 또는 제한요인 존재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지 금융업 보호 차원에서 자국 금융사 또는 국책 금융기관에는 적용하지 않는 금융거래세를 외국계 금융사에 부과하는 신흥시장들이 종종 존재한다. 또한 현지 중소기업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의무대출제도, 현지고용인에게 적용되는 까다로운 노사규정 등의 존재도 원만한 현지영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카드사 입장에서 해외진출은 커다란 도전이다. 중장기적으로 안정된 영업기반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현지시장에 적합한 차별화 사업모델 발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동남아에 집중된 해외진출은 자칫 출혈경쟁을 유발해 초기 투자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계획한 영업성과 창출에 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25일만에 사의…윤 대통령 재가할 듯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국내이슈

  • "애플, 5월초 아이패드 신제품 선보인다…18개월 만"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해외이슈

  • 올봄 최악 황사 덮쳤다…주말까지 마스크 필수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포토PICK

  • 첨단사양 빼곡…벤츠 SUV 눈길 끄는 이유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국가 신뢰도 높이는 선진국채클럽 ‘WGBI’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