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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경기 르포]"태풍 지나면 가격 더 오를라"…신선코너에만 손님 몰린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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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높아진 명절 물가…카트에 물건 담는 손 주저주저
태풍 이후 농산물 가격 더 오를까…태풍 부는데 마트 찾기도

지난 7일 오후 이마트 영등포점. 태풍에도 불구하고 명절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로 신선식품 코너가 붐비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

지난 7일 오후 이마트 영등포점. 태풍에도 불구하고 명절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로 신선식품 코너가 붐비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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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뉴스에서는 저물가라고 하는데 뭐가 저물가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집어드는 것마다 전보다 가격은 다 오른 것 같고…. 설날은 그래도 떡국만 준비하면 명절상 절반이 해결된 느낌인데 추석은 막막하네요."


태풍 '링링'의 강풍이 서울을 강타한 7일 오후 2시 이마트 영등포점. 추석 명절을 코앞에 두고 장을 보는 고객들은 가로수가 뽑혀 나갈 정도로 강력한 태풍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가 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명절을 맞아 무거워야할 장바구는 점점 예년보다 더 가벼워졌고, 카트에는 할인 상품만 가득 담겼다.

실제로 최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서울 시내 대형마트 25곳을 조사한 결과 올 추석 차례상차림 비용은 23만6565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2만1285원보다 6.9% 상승한 것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체감물가 이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고 입을 모았다. 카트에 제법 많은 물건을 담은 주부 김서영(45·가명)씨는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며 "정확히 계산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추석 때와 비슷하게 담았는데 5만원 정도 더 내야 할 것 같다"고 푸념했다. 실제로 할인 품목이나 저렴한 외국산 제품에만 고객들이 몰릴 뿐, 대부분 매대 앞에서는 가격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자주 목격 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오후 홈플러스 합정점. 태풍에도 불구하고 명절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로 신선식품 코너가 붐비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

지난 7일 오후 홈플러스 합정점. 태풍에도 불구하고 명절 준비를 위해 장을 보러 나온 고객들로 신선식품 코너가 붐비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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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물가는 태풍에도 고객들을 대형마트 신선코너에 불러왔다. 태풍으로 농산물 피해가 심해지고 나면 명절과 맞물려 주요 품목들의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주부 이정미(58·가명)씨는 "태풍이 오고 있다는 소식에 서둘러 장을 보러 나왔다"며 "집 지하 주차장에서 출발해 마트 지하 주차장으로 이동했다. 또 실내에 있는 마트에서 장을 보니 날씨는 큰 상관이 없다. 하지만 태풍이 지나고 나면 농산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어 미리 나왔다"고 설명했다.

마트 가장 좋은 명당을 차지하고 있는 선물세트 코너에는 손님보다는 직원들이 더 많았다. 그나마 1만~3만원대의 저렴한 선물세트 매대에는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더러 있었지만 이내 곧 카트를 끌고 사라졌다. 매대 앞 직원은 지나가는 고객 한명 한명에게 "2세트를 사면 1세트를 덤으로 드린다"며 제품 홍보를 잊지 않았다.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홈플러스 합정점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높아진 물가에 매대의 가격표를 보며 한 숨을 쉬는 고객들로 무거운 분위기였다. 생활용품 코너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계산대에서는 대기하는 줄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손을 놓고 있는 계산원이 없을 정도로 매장을 찾은 손님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신선제품 코너에만 몰렸다.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띄였지만 장바구니에는 모두 식료품만 담겨 있었다. 한 직원은 "오늘은 평상시 주말보다 사람이 적다"며 "아무래도 태풍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 7일 오후 홈플러스 합정점. 고객들이 가정간편식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

지난 7일 오후 홈플러스 합정점. 고객들이 가정간편식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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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을 앞두고 오락가락한 휴무일 때문에 태풍에도 불구하고 미리 장을 보러 나왔다는 고객도 있었다. 주부 최명희(43·가명)씨는 "어떤 곳은 내일(8일) 쉰다고 하고 또 어떤 곳은 명절 첫날(12일) 쉰다고 한다"며 "명절 직전에 장을 보려다 마트가 휴무이면 낭패 일 것 같아서 아예 오늘 나왔다"고 귀띔했다.


그나마 부담 없는 제품은 간편식 코너였다. 두 매장 모두 이제는 가정간편식(HMR)이 대중화된 것을 보여주 듯 매대 한 곳에만 제품을 쌓아 놓은 것이 아니라 종류와 제조사 별로 분산시켜서 배치 시켰다. HMR이 매장의 가장 좋은 곳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


올 추석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기 때문에 혼자 명절을 보낸다는 직장인 김혜진(32·가명)씨는 "편의점 음식도 하루 이틀이지, 명절 내내 먹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집 주변 식당도 대부분 명절 기간동안 문을 닫는다고 해서 HMR로 대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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