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실의 자동물시계 '흠경각 옥루' 580여년 만에 복원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관 전통과학분야에 전시

복원 흠경각 옥루(설치장소 국립중앙과학관)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정병선)은 장영실이 만든 조선시대 자동물시계인 '흠경각 옥루'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흠경각 옥루는 1438년 세종 대에 처음 만든 지 581년 만에 복원됐다.

흠경각은 이미 완성된 보루각의 자동물시계 '자격루'와 경복궁 후원 '간의대'의 천문 의기가 멀리 떨어져 있어 시시때때로 편리하게 관측하기 어려워 이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자동작동 천문시계 '옥루'를 설치했던 건물이었다. 연구책임자 윤용현 박사는 '장영실 자동물시계 옥루의 전시콘텐츠 개발 및 활용 연구'를 3년간 진행해 흠경각 옥루를 재탄생시켰다.

1438년 완성된 흠경각 옥루는 혼천의와 기계시계장치가 결합된 천문시계로 조선후기 이민철의 혼천의나 송이영의 혼천시계의 원형이 되는 자동물시계이다. 중앙과학관에 따르면 옥루는 1434년에 만들어진 자격루와 제작 의도와 구조가 전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자격루가 당시 조선의 표준시계로서 시각의 정밀도에 제작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흠경각 옥루는 농경생활에서 하늘이 정해주는 시각의 중요성, 천문과 지리와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철학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조선 신유교의 사상, 중국의 수차 동력장치, 이슬람의 구슬을 활용한 인형 구동장치 등 세계 각 국의 선진의 과학기술을 한국의 정치사상에 융합시켜 탄생시킨 과학적 기념물이라는 게 중앙과학관의 설명이다.

정병선 관장은 "세계 기계시계발달사에 한 획을 긋는 흠경각옥루가 600여년 만에 복원 된 것은 관련 분야 전시산업 육성 및 해외 전시를 통한 과학한류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옥루의 핵심 과학원리를 보여 줄 수 있는 전시기법을 시도하기 위한 노력을 강구하는 것은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문화재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