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파트 임대료보다 韓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 더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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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 대선 캠페인 모금 행사에 참석해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동맹국들을 상대로 '위험한' 농담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대해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거론하면서 "임대료 걷기 보다 더 쉬웠다"고 자화자찬했고, 일본에 대해선 2차 세계대전의 가미카제 자살 특공대에 대해 "술이나 약에 취해 있었냐"라고 물었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뉴욕에서 개최된 대선 캠페인 모금 행사에서 올해 초 한국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거론하면서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브루클린의 임대 아파트를 돌아 다니며 임대료 100여달러를 받는 것 보다 한국에서 10억달러를 받는 게 더 쉬웠다"고 말했다.

이는 올해 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과정에 대해 자화자찬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월 10일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중 한국의 분담금을 전년 대비 8.2% 인상된 1조389억원에 합의한 바 있다. 미국은 당초 마지노선으로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을 제시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들은 훌륭한 TV를 만들고 경제도 번창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왜 우리가 그들의 방위비를 내야하는가. 그들이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터프한 협상 과정을 설명했고,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과 관련해서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무역 회담에서의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아베 총리의 억양을 흉내냈다. 그는 아베 총리에게 "'가미카제' 특공대원들이 술이나 약에 취해 있었냐"라고 물었더니 아베 총리는 "그들은 단지 나라를 사랑했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U에 대해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방위비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북한에 대해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김 우원장과 아름다운 편지를 받았다. 우리는 친구다.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나를 볼 때 항상 웃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내가 취임하지 않았으면 북한과 큰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EU 등 미국의 동맹들을 놀렸다"고 보도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