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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美中 무역전쟁 확전에 따른 셈법

최종수정 2019.08.08 12:00 기사입력 2019.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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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美中 무역전쟁 확전에 따른 셈법

미ㆍ중 무역전쟁이 무역협상 중이라 당분간 조용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확전되는 양상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중국에 추가 '관세폭탄(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 3000억달러에 10% 추가관세)'을 날린 데 이어 5일엔 중국을 25년 만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증시를 필두로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ㆍ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은 예고도 없이 이 시점에 연속 폭탄을 터뜨렸을까. 미국 정부는 언론보도를 통해 7월31일 끝난 미ㆍ중 각료협의에서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와 건국 70주년 기념식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체면에 타격을 줘 중국 정치판을 흔들려는 미국의 숨은 의도로 보고 있다.


물론 경제적인 지원군 없이 정치적 판단만으로 이렇게 과감한 선제공격은 쉽지 않다. '견실한 미국경제'가 첫 번째 '경제적 지원군'으로 판단된다. 미국 성장률은 1분기 3.1%에서 2분기 2.1%로 둔화됐다. 하지만 내수의 핵심인 소비와 고용지표는 여전히 견조하며, 주가도 3~4일간 급락을 제외하곤 사상 최고치 수준이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으로 수출이 감소했을 뿐 165년 만에 최장기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데다, 잠재성장률도 2%대로 되레 상승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정책적인 지원군이다. 그동안 미 공화당과 민주당은 인프라투자재원 마련을 놓고 첨예하게 갈등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중국을 상대로 추가관세를 통한 재원 마련방안(연 644억달러)에 극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앞으로도 계속 인프라투자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또 하나는 금융정책 지원군이다. 7월31일 단행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0.25%로 적어 불만이긴 하지만 큰 틀에선 미ㆍ중 무역전쟁에 따른 성장률 둔화를 금리 인하로 보완하는 '정책공조(policy-mix)'가 잘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셈법으로 평가한다면 미ㆍ중 무역전쟁의 초기지만 선제공격한 미국이 일단 기선을 잡고 우위를 유지해갈 것으로 보는 의견이 대다수다. 물론 추가관세 조치만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의 성장률은 -0.05%, 미국 성장률은 -0.11%로 미국의 피해가 더 크다. 그러나 추가관세조치→중국 위안화 절하(1달러=7위안의 마지노선 포기)→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을 결과적으로 유도해냈다는 점에서 당장 미국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관세 효과는 수출입과정을 통해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대선을 1년여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갈수록 시간에 쫓길 수밖에 없다. 시 주석이 언급한 장기 '대장정' 전략의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대신 미국은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해당국에 대해 환율저평가와 무역흑자를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러면 향후 중국은 미국의 정책과 요구에 따라 환율급락, 금융시장 급변동 등 단기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합의도출이 빨라질 수도 있다.


현재 중국은 기업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60%대로 일본 버블정점(1989년)의 132%보다 훨씬 높다. 외채의 70%가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채여서 외부충격으로 인한 자본유출 위험도 높다. 이미 무역전쟁 상태인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매도한다든지 대미 희토류 수출규제, 위안화 추가절하 등 '강 대 강' 전략을 선택한다면 두 나라는 물론 글로벌 통화전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와 GDP 규모의 가계부채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도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해 집중해야 한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중국자본시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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