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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류청론] 제주 제2공항, 혈세 낭비하는 제2의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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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은 박근혜 정부 시절 비민주적으로 결정된 전형적인 혈세 낭비 토건 사업이다. 제주의 사회ㆍ환경적 수용력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고 관광객의 양적 증가만을 목표로 했다. 국토부와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도 환경을 보존하는 지속 가능한 제주 관광 수요를 검토한 바 없다.


세계자연유산 등 유네스코(UNESCO) 3관왕을 홍보하는 제주도는 정작 쓰레기와 오ㆍ폐수를 처리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를 필리핀으로 수출했다가 반송돼 국제적 망신을 샀다. 정화되지 않은 오ㆍ폐수가 그대로 바다로 나가 연안 생태계를 오염시켜 해녀들의 생계마저 위협하는 실정이다. 지하수의 지속적인 이용은 지하수 부존량이 80% 선을 유지할 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의하면 지하수 사용량이 이미 91%대를 넘었고, 일부 지역은 취수 허가량이 지속 가능 이용량을 초과했다.

국토부는 2015년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해 현 제주공항 활용과 신공항 건설 및 제2공항 건설 세 가지 방안을 놓고 용역을 진행했다. 그런데 '사전타당성' 용역보고서에 현 제주공항 활용 방안에 대한 설명은 전체 321페이지 중 단 2페이지에 불과하고 신공항 건설 대안은 1페이지만 실렸다. 사전타당성 용역의 근본적인 문제는 국토부의 2045년 4500만 여객 수요, 항공기 운항 횟수 요구와 관련해 현 제주공항을 잘 활용하면 충족할 수 있다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의 연구 결과를 용역보고서에서 아예 누락했다는 것이다. 외국 전문 기관의 연구를 반드시 과업 분담 방식으로 수행하도록 과업지시서에 명시돼 있고 용역비가 1억2000만원 이상 지급됐는데도 사전타당성 용역보고서에 이 연구 결과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 결과적으로 예비타당성 단계에서 사업의 필요성과 규모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기획재정부의 공정하고도 객관적인 판단 기회를 가로막았다.


이 밖에도 사전타당성 용역의 근본적 결함은 수두룩하다. 최종 3단계 후보지에 오른 4개의 후보지는 모두 오름(소형 화산체)을 잘라내는 것을 전제로 했다. 성산 후보 지역의 경우 정석비행장 공역 및 군 훈련 공역과도 겹치는데 군 훈련 공역은 겹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2012년 평가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이던 신도 지역은 활주로를 소음 피해가 크고 오름을 절취해야만 하는 마을 안쪽으로 배치해 탈락시켰다. 성산기상대의 공식 자료를 쓰지 않고 정석비행장의 사설 비공식 기상 자료를 사용해서 정석비행장의 안개 일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세계적인 희귀종과 멸종위기 조류가 찾아오는 하도리와 종달리ㆍ오조리 및 성산-남원 해안 일대에 분포하는 철새 도래지가 공항 예정지 반경에 전부 포함되는데도 대형 항공기 사고가 우려되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문제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사전타당성 용역에서는 4500만명이 2045년 제주도를 찾는 항공 수요라고 했지만 기본계획에서는 3890만명이라고 대폭 수정했다. 현 제주공항의 남북 보조활주로를 교차활주로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위해 낙후한 관제 시스템을 개선하고 관제 인력의 충분한 보충 및 여객터미널 출입 시스템ㆍ대기 시설의 개선 등 공항 현대화를 추진하면 어느 정도 늘어나는 여객 수요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한국공항공사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제주에 두 개의 공항은 필요 없다.

문상빈 제주제2공항반대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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