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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바자회에서 양초 팔다 1.5조 대기업으로 성장한 '버츠비'

최종수정 2019.08.08 06:30 기사입력 2019.08.0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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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99% '천연성분'으로 만든 350여 개 버츠비 전 제품
비영리단체 설립해 350만 달러 기부·연구 프로그램 250여 개 후원
카본내추럴·내추럴 실 등 공인 인증 통해 '착한 기업' 이미지 구축

시골 바자회에서 양초 팔다 1.5조 대기업으로 성장한 '버츠비'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미국 내추럴 스킨케어 제조사 '버츠비(Burt's Bees)'는 미국을 대표하는 친환경주의 브랜드다. 버츠비에서 판매 중인 350여 가지 제품 중 절반이 100% 천연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동물실험 반대와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등 뷰티 업계에서는 지속 가능한 화장품의 대표 사례로 꼽는다.


버츠비는 시골의 한 농가에서 시작됐다. 뉴욕에서 태어나 '타임'이나 '라이프' 같은 유명 잡지사에 사진을 찍어 보내는 사진작가였던 버트 샤비츠(Burt Shavitz)가 1960년대 후반 귀농을 해 양봉을 생업으로 삼은 것이 발단이 됐다. 10여 년이 흐른 1984년 어느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다 히치하이킹을 하던 아티스트 록산느 큄비(Roxanne Quimby)를 만났고, 큄비는 버트 샤비츠를 도와 양봉 일을 하다 그가 양봉을 하면서 모은 비즈왁스(밀랍)을 가지고 양초를 만들었다.

시골 바자회에서 양초 팔다 1.5조 대기업으로 성장한 '버츠비'

그렇게 핸드메이드로 탄생한 양초를 그해 11월 근처 초등학교의 크리스마스 바자회에서 판매했는데, 하루 동안 200달러(약 24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꿀을 판매하는 것보다 수익은 수십 배 컸고, 둘은 '버트의 벌'이라는 의미의 '버츠비'라는 이름을 짓고 각종 바자회를 돌아다니며 양초를 판매했다, 그러다 뉴욕의 유명 부티크 '조나(Zona)'로부터 대량생산 주문을 받아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18만 달러(약 2억1800만원)의 연 매출을 올렸다.


사업이 커지면서 1991년 두 창업자는 공식적으로 버츠비를 회사로 설립하고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립밤, 로션, 샴푸 등 제품군을 넓혀갔고, 영국, 캐나다, 홍콩, 일본 등 해외 진출로 버츠비의 몸값도 승승장구했다. 2004년에는 사모펀드 AEA인베스터스가 버츠비 지분 80%를 1억7300만 달러(약 2100억원)에 사들였고, 이로부터 3년 뒤인 2007년에는 영국 생활용품 제조업체 클로락스(Clorox)가 AEA인베스터스의 인수가의 5.7배인 9억9000만 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최근에는 기업가치 13억 달러(1조 5800억원)를 평가받기도 했다.

99% 천연으로 만들어진 '버츠비'

버츠비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버츠비가 천연만을 고집한 덕이다. 버츠비의 전 제품은 모두 99%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진다. 실제로 버츠비 전 제품의 절반은 100% 천연, 나머지 절반은 99% 천연 제품이다. 천연성분이 95% 이상 함유된 제품에만 부여되는 전 세계 통용 마크 '내추럴 실(Natural seal)'은 버츠비의 전 제품에 부착된다. 심지어 버츠비의 색조 립스틱조차 100% 천연으로 만들어진다.

시골 바자회에서 양초 팔다 1.5조 대기업으로 성장한 '버츠비'

특히 1991년 만들어진 버츠비 대표 제품인 '립밤'은 1800년대 한 농부가 일기장에 남긴 레시피를 참고해 만든 제품이다. 당시만 해도 챕스틱 립밤이 미국에서 가장 대중화된 립밤이었는데, 이 제품에는 미네랄 오일 등 석유에서 얻은 탄화수소류의 혼합물이 들어가 있었고, 이런 화학 성분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립밤은 미국인들의 환영을 받았다. 버츠비 립밤은 전 세계에서 1초에 1개씩 팔릴 정도로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제품이다.


이를 기반으로 버츠비는 로션, 샴푸, 비누 등 퍼스널케어 제품과 산모 아이를 위한 '마마 앤 베이비 비' 라인, 치료를 위한 레스큐 라인 등을 출시하면서 천연 브랜드로의 입지를 굳혀 나갔다.

"꿀벌처럼 세상을 이롭게 하려 노력한다"

버트 샤비츠는 "꿀벌은 꿀을 채취할 때 필요 이상으로 가져가지 않고, 오히려 꿀을 채취해간 자리는 이전보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 떠난다. 버츠비는 꿀벌처럼 매일 주변의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신념에서 알 수 있듯 버츠비는 환경 보호와 동물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2008년부터 시행 중인 꿀벌 보호 캠페인 '와일드 포 비즈(Wild for Bees)'는 멸종 위기에 놓인 꿀벌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꿀벌은 식물을 먹고 자라는 동물과 인간이 먹는 음식(아몬드, 딸기, 블루베리 등)에 큰 영향을 주고 있어 벌꿀이 멸종하면 4년 내에 인류가 멸종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시골 바자회에서 양초 팔다 1.5조 대기업으로 성장한 '버츠비'

또 버츠비는 2007년 비영리단체인 '버츠비 그레이터 굿 파운데이션'을 설립해 꿀벌과 생물 다양성을 위해 지금까지 350만 달러(약 42억5000만원)를 기부했으며, 연구와 교육 프로그램 250여 개에 후원 중이다.

뿐만 아니라 버츠비는 환경 보호를 행동으로 옮기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버츠비의 메이크업 콤팩트 제품 75%와 립밤 용기 50% 는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여기에 물과 전기를 아끼고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전기사용량을 21%나 감소시켰고, 70만 갤런의 물을 재활용했다. 제조과정에서 그린 에너지를 사용해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 중립(CarbonNeutral)' 공인까지 받았다.


버츠비는 직원들에 대한 환경 교육과 장려도 아끼지 않는다. 버츠비 직원들은 매년 봉사활동에 2500시간을 할애하는데, 이는 모두 유급이다. 또 직원들을 대상으로 일회용컵 쓰지 않기, 분리수거 하기, 식물 기르기, 유기농 제품 먹기 등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습관들을 실천하도록 교육하는데, 2011년에는 '제로 쓰레기 배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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