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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에서 버젓이 불법 스포츠도박 광고…도박공화국 돼버린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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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 방한 경기서 사설 도박 사이트 광고 A보드에 노출
6만5000명 관중, 11.3% 시청률, 인터넷 중계 100만 시청
흥행은 '대박'…호날두 논란에 이어 불법 도박 광고까지 논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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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탈리아의 명문 축구 클럽 유벤투스가 방한해 '하나원큐 팀 K리그'와 친선전을 치른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낯선 광고판이 공중파 방송을 통해 100만명 이상이 시청한 안방 화면에 잡혔다. 'Gamble CITY' 'No.1 LIVE SPORTS&GAMES'. 스포츠 도박(베팅) 사이트를 홍보하는 이 문구는 경기 중 운동장과 관중석 사이에 둘러쳐진 광고판 'A보드'에 쉴 새 없이 등장했다. 해당 업체들은 국내에서는 도박으로 분류해 홍보를 금지하는 사설 스포츠 베팅 사이트다.


현행법상 국내 스포츠 베팅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토토와 공식 온라인 발매 사이트 베트맨만 허용된다. 국내에서 이 밖의 다른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모두 불법이다. 사설 스포츠 베팅 사이트를 이용하면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또 불법 스포츠 도박을 홍보하거나 구매를 중개하는 알선 행위에 대해서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광고가 경기 중계사인 KBS2TV 채널을 통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는 점이다. 전 국민이 지켜보는 공중파 채널에서 버젓이 도박 광고가 이뤄진 셈이다. TV를 통한 도박 광고 또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지돼 있다. 이날 경기는 6만4000명의 관중을 동원했을 뿐만 아니라 11.3%의 시청률과 100만명 이상의 인터넷 중계 시청자를 기록하는 등 흥행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결장, 경기 지연, 팬사인회 취소 등 각종 후폭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유벤투스의 이번 방한 경기는 '도박 광고'라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정부와 경찰이 사이버 도박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특별단속에 나설 정도로 불법 도박이 판을 치는 국내 현실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30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법 도박 이용자는 2015년 2158명에서 2018년 4873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사이버 도박은 2015년 73%, 2016년 80%, 2017년 80%, 2018년 81.4% 등 비중이 꾸준히 커지는 추세다. 시장 규모 또한 25조1000억원으로 전체 불법 도박의 30.1%를 차지한다. 불법 도박자 5명 중 4명은 사이버 도박에 빠진 꼴이다.

반면 경찰의 사이버 도박 검거 건수는 2016년 9394건, 2017년 5080건, 2018년 2947건으로 감소했다. 범죄 발생은 증가하는데 검거 건수는 줄어드는 것은 그만큼 사이버 도박 관련 수사가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조직 본사는 관련 규제 법령이 없거나 해당 국가 내부 사정으로 검거가 쉽지 않은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다"며 "최근에는 해외 본사에마저 '바지 사장'을 앉혀놓고 점조직으로 운영해 검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국내 불법 도박시장의 총 매출은 연 83조7800억여원에 달한다. 이 돈은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1년간 쓰는 의료비 총액의 두 배가 넘고, 국가 예산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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