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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수출규제 확전 대비]재고 쌓는 기업들, 日부품 '물밑 확보전'

최종수정 2019.07.26 11:19 기사입력 2019.07.2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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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韓화이트리스트 제외' 내달 2일 각의서 처리 예상
車·기계·배터리 등 기업, 日 파트너사와 재고 비축 위해 수입 물량 확대 계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정현진 기자] 일본이 한국을 수출우대국(화이트리스트)에서 최종 제외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일본 업체와 비밀리에 접촉하면서 재고 축적에 나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에 이어 일본의 수출 규제 확전 가능성에 대비해 자동차, 정밀·공작기계, 2차전지(배터리) 등 유관 업계에서는 이미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6개월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26일 "한국과 일본 정부 간 사이는 틀어졌지만 업체끼리는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라며 "삼성전자가 전 협력사를 동원해 최소 90일치 재고를 비축한 것처럼 현대·기아자동차 등 완성차와 부품 협력사가 합심해 일본 현지 파트너와 단기적으로 수입 물량을 2~3배 늘리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 일본 정부가 나서서 막을 수 있어 비밀리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고 경제보복의 범위가 넓어지면 일본에 대한 부품ㆍ소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우선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기업 입장에서 당장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재고 비축뿐이라는 점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부품이 전략 물자에 해당하는지조차 정보가 불명확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범위인지도 알지 못한다"면서 "이런 답답한 상황은 자동차 업종 외에 일본과 거래하는 모든 업체가 겪고 있으며 수출 규제가 길어질 수 있으니 일단 닥치는 대로 재고를 쌓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도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했던 바로, 언제든 터질 수 있는 뇌관이었다"면서 "일본 내에서 혹은 일본 외 다른 국가로 아웃소싱 다각화를 조금씩 해왔던 이유"라고 말했다.

[日수출규제 확전 대비]재고 쌓는 기업들, 日부품 '물밑 확보전'


일본이 2차 경제보복의 타깃으로 자동차와 정밀ㆍ공작기계, 배터리 산업 등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공작 및 정밀기계 수출을 규제할 때는 정밀가공 업체를 중심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에 국내 중소 제조사는 신규 기계 설비 투자를 뒤로 미루는 경향을 보이는가 하면 자금 여유가 있는 회사는 반대로 선제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일본이 공작기계 완제품이 아닌 소프트웨어 공작기계 수치제어반(NC) 수출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심각해진다. 일본 화낙의 국내 NC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할 만큼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일본의 2단계 경제 보복이 향후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우는 트리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치ㆍ외교 관계는 오늘 싸우고 내일 악수할 수 있지만 경제로 맺어진 관계는 수십년 간 쌓은 신뢰가 무너지면 회복 불능"이라고 지적했다.


일본발(發) 변수가 점점 커진 탓에 국내 기업들은 예정에 없던 재고 유지·관리 비용이나 부품 수입 비용 지출이 급격히 늘어 경영에 애로를 겪고 있다. 이에 업체별로 여신 한도 확대나 긴급 자금 지원, 대출 금리 인하, 만기 연장 등 정책 금융 기관을 포함한 금융권에 단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다음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개정안이 각의를 통과하면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서명을 받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연서한 뒤 나루히토 일왕이 공포한다. 공포 시점으로부터 21일 후 시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시기는 8월 하순께로 예상된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또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 화이트리스트 관련 의견 수렴 결과도 각의 전날인 다음달 1일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요미우리신문은 관련 의견 접수는 3만여건에 달하며, 이중 90%는 찬성이었다고 보도했었다. 현재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지위를 인정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등 27개국이다.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빠지면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수출할 때 대부분의 품목에서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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