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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덮개로 만든 가방으로 연매출 수백억 올리는 '프라이탁'

최종수정 2019.08.16 10:30 기사입력 2019.07.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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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착한소비'에 주목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통한 '업사이클링' 가방
5년 이상 사용된 방수천만 사용...1년에 재활용 되는 방수천 수천톤
희소성있는 디자인에 '착한 기업' 이미지 더해져 '유럽 국민 가방'으로 등극

[출처-프라이탁]

[출처-프라이탁]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화물차 덮개와 자동차 안전벨트, 자전거의 고무 튜브로 만든 가방으로 연간 수백 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위스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이다. 일정기간 이상 사용한 재활용소재를 가방으로 만들어 판매하는데,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 세대들의 '의식있는 소비(conscious consumerism)'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대표적인 업사이클링(Up-cycling) 브랜드다. 업사이클링은 재활용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하는데, 최근 환경오염이나 자원 낭비를 줄이자는 추세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개념이다.


1993년 프라이탁을 설립한 두 창업자 마커스(Markus)와 다니엘 프라이탁(Daniel Freitag) 형제는 처음부터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가방을 만드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프라이탁 형제는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변덕스러운 취리히의 날씨로 인해 가방에 넣은 스케치북이 비에 젖거나 눅눅해지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들은 '방수 기능'이 있는 메신저백(가방 한쪽 줄을 어깨에 매는 형태의 가방)을 찾다가 트럭에 덮어진 방수천을 보고 이를 활용한 메신저백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한 것이 프라이탁의 시작이다.

프라이탁 형제가 처음으로 만든 메신저백 [출처-프라이탁]

프라이탁 형제가 처음으로 만든 메신저백 [출처-프라이탁]


처음에는 자신들이 사용할 가방을 만들었다. 버려진 트럭 방수포를 집으로 가져와 세탁을 하고 꼬박 하루동안 가방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가방이 현재 프라이탁의 스테디셀러인 'F13 TOP CAT' 모델이다. 1993년 가방 40개를 만들어 패션소품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자전거 출퇴근족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1995년 사업자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가방을 만들었다.


현재는 10개국에 매년 30만 개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가방 뿐만 아니라 노트북 케이스, 휴대폰 케이스, 지갑 등 판매되는 모델만 80여 개에 달하며 전 세계 400여 개 직영 및 편집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연 매출은 7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버려진 쓰레기의 화려한 변신

프라이탁은 트럭에서 떼어낸 방수천으로 가방 몸통을 만들고 자동차 안전벨트로 끈을 만든다. 마감은 자전거 고무 튜브를 활용했다. 여기에 활용되는 재활용소재들은 모두 일정기간 이상 사용한 재료들로, 특히 방수천은 5년 이상 사용된 것만 사용하며 1년에 프라이탁 가방 생산으로 재활용 되는 방수천의 양은 수천 톤에 달한다.

화물차 덮개로 만든 가방으로 연매출 수백억 올리는 '프라이탁'

버려진 쓰레기로 만들어지는 탓에 공정과정도 복잡하다. 먼저 수명이 다한 화물차에서 방수천을 떼어낸 뒤 색깔 별로 크게 조각을 낸다. 잘린 천을 세탁한 후 재단사들이 본래 디자인과 색감을 고려해 가방사이즈에 맞도록 아크릴 본을 이용해 재단한다. 사실상 프라이탁은 방수천에 새겨진 회사 이름이나 로고, 전화번호 등을 모두 디자인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재단사는 가방 디자이너로 불린다. 이 과정들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된다. 모델마다 다르긴 하지만 프라이탁 가방 하나에 수십 만원을 호가하는 이유다.

또 연간 30만 개의 가방이 프라이탁에서 생산되지만 디자인과 색은 다르다. 방수천 하나에서 여러 개의 가방이 나오더라도 디자인은 모두 제각각이다. 모든 제품이 세계에서 단 하나 뿐인 디자인이 되는 셈이다. 1997년 스위스 디자인 상을 시작으로 각종 디자인상을 수여받은 것은 물론 뉴욕에서는 초창기 프라이탁 가방이 전시되는 등 디자인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프라이탁 형제의 본래 목적인 실용성은 말할 것도 없다. 방수천, 자동차 안전벨트, 고무 튜브 모두 방수가 되는 제품인데다 방수천 자체가 타폴린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견고하다. 10년 이상을 사용해도 찢어지거나 물이 샐 염려가 없다.

버려진 화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프라이탁]

버려진 화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프라이탁]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한 프라이탁

프라이탁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만큼 프라이탁의 공정과정에는 모두 친환경 사고가 묻어있다. 먼저 프라이탁의 본사가 있는 취리히의 프라이탁 플래그십 스토어는 버려진 화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졌다. 또 공장에서 나오는 에너지도 재활용하는데, 공장 50%는 재활용열로 운영되며, 연간 140일 이상이 비가 내리는 스위스 특성을 이용해 빗물을 받아 가방제작에 필요한 물의 30%를 빗물로 활용하고 있다.


또 프라이탁은 친환경 기업에만 그치지 않고 진정한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장애인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외국인 이민 노동자들도 꾸준히 채용하면서 사회 취약 계층에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인건비가 비싸더라도 취리히에서만 생산을 고집하는 것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런 프라이탁의 '착한 기업' 이미지는 밀레니얼 세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도록 만들었다.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에 따르면 10명 중 9명이 ‘착한 소비’에 대한 가치에 공감했고, 응답자의 약 70%는 윤리적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제품이면 조금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실제로 유럽 젊은이들 50명 중 1명이 프라이탁 가방을 선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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