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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법정경험은 충격…정체성 발달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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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갑 찬 소년 품어줄 사회는 없나]<7>재범률 절반 이하로 '뚝'…美 다이버전 프로그램


'엄벌' 부작용 심각…'교화'로 정책 전환

인터뷰_이중엽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치안행정학 교수./김현민 기자 kimhyun81@

인터뷰_이중엽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치안행정학 교수./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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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미국)=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법정에 서는 경험 자체가 아이들에겐 충격이 됩니다."


이중엽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 치안행정학 교수는 미국이 다이버전 프로그램 확대 정책을 펴고 있는 배경에 낙인(烙印)이론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정체성이 온전히 성립되기 전인 청소년기에는 부정적인 외부 평가를 받는 상황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친구나 가족이 보는 앞에서 경찰차를 타고, 법정에 설 때까지 범죄자로 취급받고, 판사로부터 처벌받는 모든 과정이 스스로 정체성을 나쁜 쪽으로 몰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평가하는 '나'가 있는데, 둘 간 괴리가 클 때 사람들은 이를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한다. 그런데 어린 시절 부정적인 외부 평가를 반복적으로 받게 될 경우, 정체성을 부정적 방향으로 확립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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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이런 낙인이론에 근거해 10여년 전부터 초범 또는 경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을 형사처벌 대상에서 즉각 제외하며, 과잉처벌과 장기처벌을 금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경찰 체포는 불가피한 절차이지만 그 이후 검사와 국선변호사를 만나고 재판을 받는 절차는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청소년 재활교육은 긍정적인 정체성 발달에 초점을 맞춘다.


"도핀카운티에서 전체 소년범 중 45%가 1년 내 재범을 저지릅니다. 10년 전까지는 이 비율이 60%에 달했죠." 특히 최근에는 초범이나 경범죄자들을 형사처벌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시키다 보니 이들은 아예 재범률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경범죄자들을 제외하고도 전체 재범률을 45%로 줄었으니 재활교육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낙인이론에 근거한 형사정책을 번복했던 역사가 있다. 1970년대까지는 범죄자를 교화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범죄율이 치솟자 미 정부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이후 치안정책을 강화하고 범죄자를 교화가 아닌 격리 대상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강경책은 2000년대에 이르러 수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재범률 상승과 수감자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잊혔던 낙인이론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고 정부는 다시 '엄벌'에서 '교화'로 방향을 틀게 됐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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