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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로 즐기는 게임한류…세계가 '엄지 척'

최종수정 2019.06.10 11:30 기사입력 2019.06.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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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왕좌 ②]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엄지로 즐기는 게임한류…세계가 '엄지 척'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게임 그 이상의 가치를 세계 무대로 전파하자."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기업인 게임빌과 컴투스를 이끌고 있는 송병준 대표가 직원들에게 자주 하는 얘기다. 송 대표는 모바일게임 산업이 채 자리가 잡기도 전인 20여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당시 모바일게임은 '피처폰'의 작은 화면에서 구동돼 한계도 많았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휴대폰인 만큼 더 많은 이들에게 게임의 즐거움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기대했다. 무엇보다도 통신 분야의 선진국인 북미와 유럽 등에서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고 현재 누적 2조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라는 글로벌 흥행 게임으로 입증됐다.


◆창업의 꿈과 게임빌=송 대표와 게임의 인연은 일찌감치 싹튼 창업에 대한 관심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서울대 최초의 벤처창업동아리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맡을 정도로 창업에 관심이 많았던 송 대표는 석사과정 재학중이던 2000년 '피츠넷'을 설립하며 꿈꾸던 창업가의 길로 들어섰다. 게임 개발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학부생, 대학원생 등이 의기투합했다. 피츠넷은 간단한 자바 게임을 쉽게 즐기고 다른 사용자들과 소통도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사업 모델이었다. 이 사이트의 이름이 '게임빌'이었다. 유명세를 타면서 송 대표는 2001년 '게임빌'로 회사명을 바꾸고 본격적인 게임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때부터 송 대표는 모바일게임 개발에 주력했다. 인터넷망의 확산과 함께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장의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시점에 오히려 모바일게임을 선택한 것이다. "초창기 게임 업계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남들이 가지 않는 생소한 길이지만 스스로 하고자 하는 길을 선택해 걸어왔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 만큼 송 대표에게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게임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사업 초기인 2000년대 초반 당시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를 어렵게 접촉해 협상을 벌일 땐 처음 듣는 한국 회사의 콘텐츠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휴대폰에 다운받은 게임을 직접 보여주며 적극적으로 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노력은 유럽, 미국 등에 본격적으로 게임을 수출하는 성과로 이어졌고 이후로도 '글로벌 시장'은 송 대표에 대해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됐다.


◆컴투스 인수와 서머너즈 워=게임빌을 국내 대표 모바일게임 기업으로 일구던 송 대표의 '신의 한수'로 평가 받는 것은 2013년 컴투스를 인수한 것이다. 컴투스는 게임빌과 함께 국내 모바일게임 업계를 대표하는 개발사였고 경쟁사였다. 두 회사의 문화가 잘 섞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송 대표는 인수 초기 컴투스의 문화에 공감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직원들과 1대 1로 만나 대화하면서 컴투스의 고유한 문화와 개성을 살리고 글로벌 감각을 조화시켰다. 모든 것이 불안한 '피인수 회사'가 아니라 그동안 쌓은 역량을 충분히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이후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가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서 연매출 5000억원을 올리는 게임사로 성장했다.

2014년 6월 글로벌 시장에 선보여 올해 출시 5주년을 맞은 이 게임은 한국 모바일게임으로는 가장 먼저 글로벌 매출 1조 달성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누적 83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한국 게임이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열리지 않던 미국 시장에서 매출 최고 2위에 오르는 성과도 냈다.


엄지로 즐기는 게임한류…세계가 '엄지 척'


◆글로벌 시장 도전 지속=송 대표는 이 같은 '서머너즈 워'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확대해 가며 글로벌 게임 기업으로의 위상을 높여갈 계획이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카이바운드와 함께 '서머너즈 워' IP로 TV 애니메이션 제작을 진행 중인 것도 송 대표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스카이바운드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리즈 원작자인 로버트 커크먼도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서머너즈 워'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도 매년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또 다양한 분야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세븐, 마나코어, 노바팩토리 등 게임개발사를 인수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토리게임', '방치형 게임'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송 대표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긴 호흡으로 멀리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게임빌과 컴투스가 누구나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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