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한 전술유도무기, 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흡사
"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무력화…핵 탄두 탑재 가능"
전날 '미사일→발사체' 정정한 합참, 상황 오판 지적도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북한이 4일 동해상에서 화력타격훈련을 하면서 동원한 '전술유도무기'의 외형이 러시아의 전술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언급한 전술유도무기가 실제 탄도미사일이 맞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기 때문에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이 전날 동해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전 9시6~27분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날 북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북한이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 훈련을 한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들과 전술유도무기의 화력진지 진출과 전개를 비롯한 사격준비 과정을 검열한 뒤 타격 순서와 방법을 정해주고 사격 명령을 내렸다.
문제는 중앙통신이 이날 함께 공개한 사진에 러시아의 전술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와 흡사한 미사일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사거리가 200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체연료 용량에 따라 사거리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비행궤적이 '급강하→수평비행→목표물 상공에서 수직 낙하' 형태를 보이는 등 복잡해 전술적 측면에서 유용한 미사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이 탄도미사일과 관련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이면서도 다양한 비행궤도와 최종단계에 진입각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 가능해 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며 "탄두의 무게 역시 500kg 이상으로, 핵탄두 탑재도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술유도무기는 지난해 2월8일 북한군 창설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등장했다. 북한은 지난달 1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사격시험을 지도했다고도 전한 바 있다.
당시 북한은 관련 사진을 게재하지 않아 신형 무기의 정체에 관심이 몰렸는데, 이 무기가 전날 훈련을 실시한 기종과 동일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만약 북한이 언급한 전술유도무기가 탄도미사일 계열인 '북한판 이스칸데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안보리 결의는 북한에 모든 종류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북한의 훈련과 관련해 합참이 발사체 종류를 오판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합참은 전날 오전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이후 처음에는 이를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했지만 약 40분 뒤에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했다.
결과적으로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전술유도무기를 공개한 만큼 합참의 상황 판단 능력이 부족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합참은 지난달 17일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사격시험과 관련해서도 하루가 지나서야 "지상전투용 유도무기로 평가하고 있고, 탄도미사일로 보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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