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훈 "북미 대화 조기 수확 중요..톱다운도 실무가 받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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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관련해 "대화가 재개될 때 조기 수확(early harvest)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톱다운식의 협상외에 실무 협의도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4일 '문재인 정부와 한반도 평화 이니셔티브' 주제 국제학술회의에서 "(북미대화에 대한) 회의론에 반박하기 위해서라도 크든 작든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미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하노이회담이) 결렬됐지만 중요한 것은 북미가 긴 시간 서로의 입장을 교환했다는 점"이라며 "특정 이슈와 관련해선 진전이 있었고, 거의 합의할 수 있는 상태까지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의미 있는 실무급 협상이 이뤄지지 않아 탑다운 방식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주된 원인도 협상 실무진들이 비핵화의 핵심 이슈와 관련해 충분히 논의하고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월 스톡홀름에서 자신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간 매우 허심탄회한 대화를 했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어진 경험을 언급하며 이런 실무협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톱다운’ 방식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대화 재개시 작더라도 실질적인 성과 조기 거양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하노이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비핵화-상응조치에 있어 북미 양측이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갈 것"이라며 우리정부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이 본부장은 다음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하노이 회담 후 한달여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는 우리 정부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역할을 할 시점"이라며 "이번 회담이 다시금 중요한 기회를 얻는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제재가 강화되면서 그 결과 북한의 내수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고 전제하며 "북한은 수십 년 간의 제재와 압박에도 핵무기 위협을 키워왔으며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하면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환상(illusion)"이라고 주장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