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발랄하게 그린 히어로의 순수 '샤잠!'

#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 제커리 레비ㆍ애셔 앤젤ㆍ잭 딜런 그레이저ㆍ마크 스트롱ㆍ디몬 하운수 주연 '샤잠!' ★★★☆

우연히 슈퍼 파워를 얻은 소년 빌리 뱃슨(애셔 앤젤)이 샤잠(제커리 레비)으로 변신해 악당을 물리치고 슈퍼히어로가 되는 SF 액션. 강한 개성을 앞세워 포화 상태에 이른 슈퍼히어로 시장에 무사히 안착한다. "샤잠!"을 외치면 근육남으로 변하는 설정과 가족애 및 우정을 지향하는 순수한 마음이다. DC 확장 유니버스(DC 코믹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슈퍼히어로 영화의 가상 세계)의 일부답게 주인공의 어두운 면을 자주 비추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자연스럽게 재기 발랄해진다. 기발한 발상과 만화적 구성, 경쾌한 음악 등이 한데 어우러져 가능한 분위기 전환이다. 여느 슈퍼히어로 영화처럼 세상을 구한다는 목표가 있지만, 즐거움이나 자기만족을 우선시하는 솔직한 면도 돋보인다. 다문화 사회 등 근래 할리우드가 내세우는 가치관을 촘촘하게 심었다. 일부 시퀀스의 액션이 유치해 보일 수 있으나 가족영화인 점을 고려하면 귀엽게 봐줄 만하다.

# 이종언 감독, 설경구ㆍ전도연ㆍ김보민ㆍ윤창영ㆍ김수진 주연 '생일' ★★★

4ㆍ16 세월호 참사로 아들 수호(윤창영)를 잃은 정일(설경구)ㆍ순남(전도연) 가족. 그리움에 목말라 피폐해진 삶의 끝에서 수호의 생일을 계기로 특별한 시간을 가진다. 상세한 취재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다. 희생자의 가족은 물론 친구, 이웃 등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그 마음을 한데 모으고 연결해 치유를 시도한다. 이야기나 전개는 단출하지만 롱테이크(쇼트가 편집 없이 길게 진행되는 것) 촬영 등 사실적 관찰을 통해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들의 슬픔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안 보는 편이 낫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영화를 보기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 역설적으로 남겨진 이들의 아픔과 사회의 편견 등을 잘 묘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