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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치 방값 한번에 내라고?" 왕복 4시간 통학하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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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수용률 20% 불과…월세 부담에 평균 통학시간 2시간 이상

새학기를 앞둔 7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 대학교 앞에 원룸, 하숙방 안내 전단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새학기를 앞둔 7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한 대학교 앞에 원룸, 하숙방 안내 전단지가 빼곡히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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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전국 대학이 개강을 맞이한 가운데 아직까지 거주지를 구하지 못한 대학생들의 신음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기숙사 입주에 실패하거나 비싼 방값에 자취를 포기한 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최대 왕복 4~5시간 거리를 통학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이번 학기 기숙사 입주대상자에서 제외됐다. A씨가 다니는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고작 20% 정도인데다 학점, 통학 거리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입주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자취방도 알아봤지만 대학가 주변 원룸 가격대가 보증금 1000만원 기준 50~60만원에 육박해 자취도 포기했다.

A씨는 “등록금조차 학자금 대출을 받아 납부하고 있는 마당에 보증금에 월세까지 감당할 형편이 아니다”며 “천안 집에서 학교까지 4시간가량 걸리는데 왕복 교통비가 월 11~15만원(기차 정기권+대중교통) 정도라 몸만 고생하면 비용적인 부담은 덜 하다”고 토로했다.


A씨와 같이 타 지역으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매년 3월, 9월만 되면 초긴장 상태가 된다.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기숙사 입주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4년제 사립대학 평균 기숙사 수용률은 21.5% 수준이다. 국·공립대 수용률도 23.9%에 그친다. 수도권 사립대학 중 30% 이상의 기숙사 수용률을 갖춘 대학교는 연세대학교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숙사 입주에 실패한 대학생들은 자취로 눈을 돌린다. 하지만 학생들은 비용이라는 현실에 부딪힌다. 부동산 O2O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권 10개 대학의 원룸(전용면적 33㎡ 이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54만원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고려하면 부모님의 금전적 지원이 필수인 셈이다.

일부 지방 대학가 원룸촌에서 이뤄지는 '사글세'도 문제다. 임대차 계약 기간의 월세를 한꺼번에 받는 방식인데 적게는 10개월, 많게는 1년치를 미리 내야한다. 지역이나 원룸 노후화에 따라 다르지만 충청권 대학가의 경우 연 월세는 300~600만원 사이다. 원룸촌 부동산 업자들은 방학 기간 방을 빼는 경우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학생들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늘어나는 월세 부담에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은 어쩔 수 없이 통학을 선택한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이 지난해 실시한 대학생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평균 통학 시간은 편도 63분이다. 왕복으로 계산하면 통학생들은 하루 평균 2시간6분을 길 위에서 소모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대학생 주거난이 심화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청년 공공임대주택 공급, 기숙사 확충 등을 국정과제에 포함시켰다. 지난 2017년에는 ‘행복주택 가좌지구’ 단지 전체 362가구 가운데 61%인 222가구를 대학생에 공급했고, 2020년에는 대학생 5만여 명을 공공기숙사에 수용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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