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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베트남식 도이머이 적절한 선택…IMF 등 사전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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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모델인 이른바 '도이머이'를 진지하게 추진하고자 할 경우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이 북한에서 몇년간 사전 준비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1박2일간의 베트남 공식친선방문 기간 동안 사회주의 국가로 공산당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고속성장을 이룬 베트남식 개혁모델에 대한 관심을 수차례 드러낸 바 있다.


3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데이비드 달러 선임연구원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공개한 보고서를 통해 "하노이 정상회담이 '베트남식 모델'의 개발에 빛을 비췄다"고 평가했다. 그는 2차 회담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라는 선택은 앞서 북한이 관심을 표해온 '베트남 모델'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집중시킨다고 언급했다. 1986년부터 베트남의 개혁·개방을 이끈 도이머이 정책은 베트남어로 '쇄신'을 의미한다.

달러 연구원은 "각국의 상황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따라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며 베트남과 북한 간 환경차를 지적하면서도 현재 북한에게 있어 도이머이가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베트남에 비해 북한이 도시인구가 많고 농업종사자가 적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은 베트남과 매우 다른 상황에서 개혁을 시작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일반적인 베트남식 모델의 특성을 ▲민간 주도의 공간 마련 ▲대외무역과 직접투자 개방 ▲물가안정 및 수출장려를 위한 현실적 수준의 환율설정 등 3가지로 평가했다.


특히 딜러 연구원은 북한이 당장 받아들일 수 있는 모델로 국제기구들의 지원을 꼽았다. 그는 "베트남 경제는 미국의 무역제재와 외국의 지원 부족에도 불구하고 1989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했다. 개혁이 돈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WB와 IMF 등이 재정적 지원 대신, 베트남 현지에 대표단을 보내 각종 조사와 교육훈련 등을 지원한 사례를 전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은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관련이 있다"며 "WB와 IMF를 북한에 보내 각종 경제연구, 교육훈련 등을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도부가 개혁에 대해 진지하다면 이를 환영해야 한다"며 "어느 시점에라도 북한에 재정지원이 이뤄진다면 북한의 자원이 잘 활용되고 주민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사전에 수년간 준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94년 보반키엣 당시 베트남 총리가 WB 관계자들과 만나 재정지원이 더 일찍 이뤄졌을 경우 오히려 자금이 낭비됐을 것이라고 언급한 사례도 함께 덧붙였다.

딜러 연구원은 "정치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경제개혁을 달성하는 것은 당연히 김 위원장에게 어필되는 부분"이라며 "동아시아의 다양한 경험을 보면 민주화과정 없이 고소득에 달하는 것은 어렵거나 어쩌면 불가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독재국가들이 올바른 경제정책을 통해 빈곤에서 중간정도의 소득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이뤄진 2차 회담 일정을 마무리한 후 이달 1~2일 공식친선방문 일정에 따라 응우옌푸쫑 국가주석, 응우옌쑤언푹 총리 등 지도부와 회담을 진행했다. 현지 매체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푹총리와 만나 "베트남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교류·협력 강화와 친선 관계 발전을 제안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이머이 정책을 전수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북측 대표단은 이번 일정 중 통신·자동차·농업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현지 기업을 실무방문했고, 이 기간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베트남 경제를 소개하는 등 베트남 개혁모델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라 하더라도 체제 성격, 북한을 둘러싼 국제정치역학 등이 베트남과 달라 도이머이 도입을 낙관하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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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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