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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금융에세이]카드 긁는 맛, 현금 세는 맛…간편결제는?

최종수정 2019.03.03 10:30 기사입력 2019.03.0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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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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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요즘 금융권 화두는 간편결제다. KB국민은행 리브페이, 신한은행 쏠페이 등 시중은행이 내놓은 페이부터 카드사, 저축은행, 핀테크(금융+기술) 업체가 내놓은 페이들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말부턴 서울시 등 정부가 주도한 QR코드 결제 방식의 제로페이도 등장했다.


간편결제 사용 확대는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액은 2016년 11조8000억원에서 2017년 39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하루 평균 결제 건수는 2016년 85만9000건에서 2017년 212만4000건으로 2.47배 증가했다. 주변에서 QR결제 등 간편결제를 사용하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30금융에세이]카드 긁는 맛, 현금 세는 맛…간편결제는?

정부는 최근 간편결제에 월 최대 50만원까지 신용 기능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간편결제는 선불 충전된 금액이나 연결된 계좌 잔액만큼(계좌이체 방식)만 결제할 수 있었다. 간편결제 애플리케이션(앱)에 후불제 기능을 탑재한다는 건 간편결제 업체가 사실상의 카드사와 같은 지위를 갖는 셈이다.


무통장입금 계좌이체와 충전된 돈(‘머니’ ‘캐시’ ‘포인트’ 등) 사용이 바코드와 QR코드 등으로 진화하면서 ‘간편결제’라는 이름을 얻었다.

[2030금융에세이]카드 긁는 맛, 현금 세는 맛…간편결제는?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이 있다. 과연 간편결제가 답일까. 간편결제는 정말 간편한가. 간편결제를 사용하면 소비자에게 어떤 이익이 있을까. 가지고 있는 금액 내에서 결제를 할 땐 계좌이체나 충전된 금액만 사용할 수 있었기에 ‘딴지’를 걸 게 별로 없었으나 간편결제 업체들이 카드사처럼 ‘신용’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말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은행업이나 카드업 등 금융업은 정부 ‘인가’ 사업이다. 하지만 지금의 간편결제 업체들은 핀테크라는 이름 아래 우후죽순 생겨난 벤처기업, 스타트업(초기기업)이다. 카카오페이처럼 대기업 계열사인 업체도 있으나 대부분의 간편결제 업체들은 영세하다. 이들은 정부든 소비자에게든 한 번도 검증을 받은 적이 없다. 가입자를 끌어 모으면서 가입자 수와 투자금 유치 규모 등으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을 뿐이다.


앞으로 이들 업체들이 기존 금융권에서 깔아놓은 ‘금융결제망’을 거의 공짜(현시세의 10분의 1)로 이용한다고 한다. 큰 돈을 들여 기존 사업자가 구축한 망을 간편결제 업체들이 핀테크를 무기로 무임승차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를 키워야 한다는 목적 아래 생색은 정부가 내고, 혜택은 간편결제 업체가 보는데 기존 금융사는 손해만 볼 것 같다”고 했다. 누구나 금융권의 결제망에 접근할 수 있다는 건 언제든 보안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것의 다른 말일 수 있다.

[2030금융에세이]카드 긁는 맛, 현금 세는 맛…간편결제는?

또 하나. 간편결제는 소비자의 소비 생활에 어떤 즐거움을 줄까.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는 혜택에 따라서 고를 수 있고 디자인이나 모양이 예쁘고 특이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카카오톡 캐릭터를 입힌 체크카드를 선보이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리고 카드는 ‘긁는 맛’이 있다.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 식당에서 회식 후, 동창이나 가족 모임 후 카드를 내미는 행위를 즐기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주변엔 현금 쓰는 걸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현금은 세는 맛이 있단다. 이들은 가게에서 현금을 내고 현금영수증을 끊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카드를 쓸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카드는 체크카드 정도만 가지고 다니면 되고.


또 현금결제, 카드결제는 오래 걸리고 간편결제로 ‘간편’하고 쉽고 빠른가. 큰 차이가 있나. 사실 가장 간편한 결제는 현금결제일 수 있다. 현금결제는 지폐와 동전이라는 실물이 오가는 걸 눈으로 볼 수 있다. 간편결제는 스마트폰 화면의 숫자로만 쓴 액수나 잔액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간편결제가 소비자들의 소비생활에 어떤 즐거움을 주느냐에 따라 업체들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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