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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칼럼] 야동차단 대소동

최종수정 2019.02.21 15:47 기사입력 2019.0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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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동(야한 동영상) 차단'을 둘러싼 논란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1일부터 시행한 음란ㆍ도박 사이트에 대한 'https 차단 정책'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의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나 정부가 답변을 해야 하는 기준에 해당한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역 앞에서 인터넷 검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바바리맨 잡자고 바바리 못 입게 하지 마라'. 정부의 광범위한 인터넷 규제에 대한 반발이다.


방통위는 이번 https 차단 정책이 사전 검열이 아닐뿐더러 주체가 정부가 아니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으로 인터넷사업자가 차단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https 차단 정책은 편지, 전화의 통신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편지 봉투에 적힌 주소나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것이라 '인터넷 감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리벤지 포르노'와 같은 불법 촬영물, 아동 음란물 등의 폐해를 고려한다면 무슨 방법이든 강력한 규제를 했으면 하는 것도 솔직한 심정이다.

포르노나 음란물은 이미 가치 판단이 돼 있는 부정적인 용어다. 포르노그래피는 그리스어로 창녀(pornoi)와 문서(graphos)의 합성어다. 영어로 음란(obscenity)이라고도 하는데 라틴어로 오물(ob-caenum)에서 유래한 말이다. 반면 성 표현물이라는 용어는 인간의 성행동과 관련된 표현물 일체를 가리킨다. 성 표현물이란 가치중립적인 용어다. 동일한 성 표현물일지라도 표현의 자유가 허용되는 범위가 있고 금지되는 표현물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음란물은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등으로 금지돼 있다. 형법(제245조)에는 공연음란죄 조항이 마련돼 있고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인터넷상의 음란물은 더욱 엄격하게 처벌한다. 정보통신망법(제44조의7)은 음란한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은 불법 정보로 규정하고 이를 유통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까 인터넷상의 음란물이란 엄격하게 규제해야 하는 불법 콘텐츠다.


문제는 성 표현물로서의 야동과 불법 콘텐츠인 음란물에 대한 판단 기준이다. 음란물로 불법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이 현실 속에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하급심 판례에서 음란물로 간주됐다가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경우도 많다. 또 그 사회의 음란 기준이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시대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하는 개념이다.

1969년 우리나라의 음란물 판례인 '나체의 마야(스페인 화가 고야의 작품)' 사건만 해도 그렇다. 성냥갑에 명화인 '나체의 마야'를 부착해 판매한 사건에서 당시 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렸다. 명화의 상업적 이용이라는 판결 취지는 공감이 가나 현시대에도 음란물로 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소동은 야동 차단이 아니라 음란물 차단이라고 해야 맞다. 그런 의미에서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은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음란 사이트보다는 불법 촬영물이나 아동 음란물이라고 특정하는 것이 명쾌하다. 야동을 볼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 콘텐츠를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이 이렇게 반발하는 데 정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겠다고 공약했음에도 줄줄이 내놓는 정책들이 거의 규제 강화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인터넷 규제는 정당성과 합리성이 결여될수록 우회로나 음성적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윤성옥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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