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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유럽서 물처럼 마시는 '탄산수'가 나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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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은 탄산수를 많이 마시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유럽 사람들은 탄산수를 많이 마시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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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명절이라 친인척이 모처럼 모여 반주로 술 한잔씩 나누시죠?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이나, 운전해야 할 사람은 대신 탄산음료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탄산음료는 당분이 많이 들어 몸에 안 좋으니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탄산음료가 몸에 그다지 좋지 않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분이 없이 탄산만 든 탄산수도 몸에 그다지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휴가철에 유럽으로 여행 많이 나가시지요? 유럽에 가면 외국인들은 탄산수를 물처럼 마시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탄산수가 몸에 안 좋다면 선진국인 유럽에 사는 사람들이 왜 물처럼 마실까요?


탄산수는 탄산가스가 함유된 물입니다. 천연으로 탄산가스를 함유하고 있거나 물에 탄산가스를 섞은 것을 말하지요. 탄산음료는 탄산수와는 달리 식품첨가물이 들어있고, 제조과정에서 백설탕과 액상과당 등 당분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게 한다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마시지 못하게 합니다.


탄산음료의 당분 함유량은 다른 음료보다 훨씬 많습니다. 당분이 지방으로 축적되면 비만, 당뇨병, 동맥경화 등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미국 등 유럽 주요 국가에서 비만인구가 늘어나는 이유가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때문이라고 할 정도로 탄산음료에 함유된 당분은 위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중에서 사다 먹는 레몬향과 라임향 등이 첨가된 탄산수는 어떨까요? 비록 당이 빠졌지만 향이 첨가된 만큼 탄산수라기보다 탄산음료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탄산음료나 탄산수에 들어있는 탄산은 우리가 숨을 쉬고 뱉을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이산화탄소가 물에 녹았을 때 약간의 탄산이 발생하는데 이를 이용해 만드는 것이 탄산수나 탄산음료인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탄산수는 이산화탄소가 녹은 물입니다.


탄산은 당 성분이 빠져도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걱정해야 할 부분은 치아입니다. 탄산수나 탄산음료에 들어가는 탄산은 산성 2.5~3.7로 치아 부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마시지 않는 것이 치아에 좋습니다. 탄산수나 탄산음료를 마셨을 경우 바로 양치질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합니다.


탄산음료에 들어있는 산과 치약 속 연마제가 만나면 치아를 빠르게 부식 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바로 양치질 하기보다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30분 정도 지난 후 양치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탄산수 가운데 각종 향이 첨가된 제품은 탄산수가 아닌 탄산음료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시중에 판매하는 탄산수 가운데 각종 향이 첨가된 제품은 탄산수가 아닌 탄산음료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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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이 나쁘다 나쁘다 하지만 소화를 도와주는 작용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탄산음료를 마신 뒤 '꺼억'하고 트림을 하는데 이는 탄산이 제역할을 해서 소화를 잘 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지요. 그러나 탄산음료나 탄산수를 마신 뒤 하는 트림은 탄산가스가 장에서 다 흡수되지 못하고 여분의 공기가 식도를 타고 다시 나오는 것일 뿐입니다.


탄산은 음식물을 쪼개거나 위산 분비를 잘 되게 하는 소화 기능을 하지는 않습니다. 탄산은 산의 한 종류여서 위에 자극을 줄 수 있고, 위에 있는 신물까지 입으로 넘어오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오히려 소화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 사람들이 물처럼 탄산수를 마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유럽은 물이 나쁘기 때문입니다. 정확하게는 물보다 지형이 나쁘기 때문인데 유럽의 지형은 대부분이 석회질 암반으로 이뤄져 물 속에 석회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습니다. 석회수에는 수산화칼슘이 함유돼 있는데 이 물을 그냥 마시면 복통을 유발하고 텁텁한 맛을 냅니다. 생으로 마시기엔 식수로 적합하지 않은 것이지요.


탄산수의 주 성분인 이산화탄소는 석회질의 주성분인 수산화칼슘과 만나면 탄산칼슘을 만듭니다. 불용성인 탄산칼슘은 물에 녹지 않고 가라앉는데 탄산수를 마시면 석회질이 빠져 텁텁한 맛이 안나고 복통도 느끼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병에 담을 때 가라앉은 탄산칼슘이 걸러지기 때문에 다 마셔도 문제는 없습니다.


특히 약 산성의 이산화탄소 기포는 장 운동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에 육류나 기름진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습니다. 과학적으로 수질 상태를 점검할 수 없었던 18~19세기에는 탄산수를 마시는 것이 더 좋은 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유럽은 지금까지 탄산수를 가장 많이 만드는 곳이고, 즐겨 마시는 지역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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