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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곤의 사건수첩]③유영철, 정남규…그들은 왜 시신을 훼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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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정남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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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망치, 칼 다 쓰지만, 칼이 제일 짜릿하다. 때론 망치도 쓴다”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범 정남규(당시 37)가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 중 일부다. 그는 2004년부터 2006년 4월까지 3년 간 쇠망치를 이용해 모두 13명을 살해하고 20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 영등포 경찰서 관계자는 “(정남규는)피해자가 고통받으며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자기 두 눈으로 보면서 황홀감 또는 쾌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2005년 첫 공판에서 “피해자의 고통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9년 11월 구치소 독방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진=연합뉴스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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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

지난 2004년 7월 부녀자, 지적 장애인 등 21명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경찰에 붙잡힌 유영철(당시 34)이 윤락여성들을 살해할 때 내뱉던 말이다.

그는 피해자를 살해 후 사체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훼손했다. 이후 그는 시신을 검정 비닐봉지에 나눠 담았다, 이어 서울 한 야산을 찾아 구덩이를 파서 사체를 은닉했다.

지난 2012년 4월 경기 수원에서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납치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오원춘(당시 48)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20대 여성 A 씨를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고 목졸라 살해했다. 이후 사체를 훼손해 여행 가방에 담아 집에 보관했다.

잔혹한 범행 수법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범행 후 시신 훼손이다. 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 후 은닉해 증거인멸을 꾀했다.

특히 유영철은 서울 한 야산에 자신이 살해한 피해자들의 사체들은 15~18조각으로 절단한 뒤 빨리 썩게 하기 위해 비닐봉지를 벗기고 사체 조각들을 땅에 묻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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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혹한 범행…완전범죄 꿈꾸는 그들의 공통점 ‘시신 훼손’

전문가들은 살인범들이 시신을 훼손하는 이유에 대해 증거를 인멸, 완전범죄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나서 가장 부담을 주는 것이 범죄자 본인의 눈앞에 시신이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일단 빨리 시신의 부피와 무게를 줄여서 눈앞에 안 보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 과정에서 범행을 완전히 은폐하려는 욕구에 따라 증거를 최소화하려다 보니 시신을 훼손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파일러 출신의 배상훈 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 교수는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특히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의 경우 혼자서 자신이 아는 방식대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그런(시신 훼손) 범죄까지 따라 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2년 11월 자신의 아들(당시 7세)을 폭행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모 부부는 시신의 악취를 막기 위해 3번이나 청국장을 사다가 끓이기도 했다. 이 부부는 아들의 시신을 집 냉장고와 인근 운동장 야외 화장실에 버렸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고 일부를 집에 유기한 이유에 대해 “차량이 없어서 (시신을) 옮길 수단이 없는 데다 가족끼리는 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보관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시신 훼손 자체에 목적을 두고 살해를 하는 심리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FBI 행동 분석팀 범죄분석관인 존 더글러스는 <성적 상인(性的 商人)>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어떤 연쇄살인범은 살인 행위 자체가 아니라 ‘시체를 제대로 절단하고 아무 탈 없이 처리했을 때’ 가장 큰 쾌감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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