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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부득불" 동어반복…김정은 고뇌 묻어난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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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정은 신년사 분석'
"동어반복·어색한 표현…김정은 고민 반영"
다만 상황 변화·난국 개선 의지도 드러나
'완전한 비핵화' 대내 육성 언급은 처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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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낭독한 2019년 신년사의 후반 부분이다. '어쩔 수 없이'와 '부득불'이 나란히 쓰인 점이 눈에 띈다. 동어반복이다.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는 표현 또한 어색하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북한 사회의 '연간 교시'로 여겨진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공적 지침 역할을 한다. 이런 무게감 때문에 신년사는 매우 신중하게 장기간에 걸쳐 퇴고를 거치며 작성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도 이번 신년사에서 동어반복과 어색한 표현이 등장한 것을 두고 김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9년 김정은 신년사 특징 분석' 자료를 통해 "김정은이 대외적으로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임과 동시에 완곡한 방식의 위협적 메시지를 내보냈다"면서 이 같은 동어반복과 어색한 표현은 "강경과 온건 사이에서 김정은의 고민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신년사에서는 대내 분야에서도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전력' 문제다.

김 위원장은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목표수행에 박차를 가하여야 한다"면서 "전력 문제 해결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 인민경제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 중 전력문제를 최우선시 함으로써 전력문제 해결의 절박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북한 경제상황이 올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에 대한 두려움도 일부 드러났다. 북한은 제재국면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버티기 전략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연구원은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제재국면 하에서 5개년 전략목표 수행을 위한 수단으로 자력갱생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경제상황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한 "어려운 대내외 상황을 고려, 기존 '사회주의 강국건설'에서 '사회주의 건설'로 목표도 하향화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예전과 달리 올해는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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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변화·난국 해결 의지도 드러나
동시에 신년사에서는 현 상황을 변화시키려는 김 위원장의 의지도 뚜렷하게 읽힌다는 평가다.

먼저 대남메시지에서 전제조건과 대가없는 개성공단의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용의를 표명했다.

연구원은 "올해 남북관계의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암시한다"면서 "북한은 모든 준비가 되어 있으니 남측이 유엔(UN)과 미국을 상대로 제재완화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대외적으로는 육성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직접 언급함으로써 북한의 강력한 비핵화 의지를 과시했다. 대북제재 완화의 명분을 마련한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공동사설 포함)에서 '완전한 비핵화'에서 '완전한'이 빠진 '비핵화'가 언급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기인 2011년 신년공동사설에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우리의 입장과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문장이 포함된 이후 8년 만이다.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핵무기 추가 생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도 피력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작년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상징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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