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디지털 사이니지·3D홀로그램·QR 코드 쇼핑 등 최첨단 기술 격돌
대형마트 '변해야 산다' 절박함…'미래형 점포' 놓고 유통업계 경쟁 가열
오픈 첫날 이마트 의왕점은 1시간여 만에 지하 주차장 2개층이 모두 만차를 이뤘다. 매장입구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것은 직원이 아니라 인공지능 안내로봇 트로이다. 트로이에게 "오렌지를 찾아줘"라고 말하자 '따옴 오렌지', '델몬트 오렌지', '호주산 오렌지', '곤약젤리 오렌지'를 보여준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눈을 반짝이는 트로이가 앞장서 오렌지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준다.
트로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매장입구의 초대형 스크린이다. 오픈 환영 메시지에서부터 상품 할인정보, 불꽃놀이와 같은 시각 효과들이 시시각각 보여진다. 이마트 매장 입구에 이같은 초대형 화면이 설치된 것은 의왕점이 최초다. 매장 내부에는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가격표시기'가 설치돼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반응형 디지털 사이니지.' 사람이 없을때는 음악과 영상이 보여지지만 구매를 위해 다가가면 초음파 센서가 이를 감지해 '참타리버섯 1680원'과 같이 가격 정보를 보여준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문을 연 롯데마트 금천점은 롯데그룹이 2016년부터 시도한 '옴니 스토어'를 구현하는 첫 매장이다. 금천점 매장 입구에는 큼지막한 전자사인과 함께 'M쿠폰' 스캔대가 빨간 불빛을 반짝이며 고객을 반긴다. M쿠폰앱을 실행하고 바코드를 스캔하자 딸기, 양배추 등 할인 품목들이 일목요연하게 보여진다. 어디에도 상품을 안내해주는 전단은 없다.
진열된 물품 아래쪽에는 종이 가격표 대신 전자가격표시기가 설치돼있고 QR코드가 나와있다. QR코드를 읽히자 상품 상세정보가 휴대전화에 뜬다. 다른 고객들의 후기도 읽어볼 수 있어 선택에 도움이 된다.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자 상품이 장바구니에 담긴다. 계산도 그자리에서 할 수 있다. 무겁게 카트 한바구니에 물건을 담지 않아도 된다. 배송은 3시간 내에 집으로 해준다.
매장 곳곳에는 '3D홀로그램'이 설치돼있다. 축산코너 앞에는 먹음직스러운 한우의 홀로그램이 떠다니고 양념코너에는 불에 타는 빨간 고추장이 움직이고 있다. LED모니터 대신 이같은 360도 홀로그램이 음향과 함께 매장내 17곳에 설치돼 쇼핑의 재미를 더한다. 롯데마트가 P&G와 합작해 만든 '무인 추천 매대'는 화면속 직원이 고객과 실제로 대화를 하며 상품을 추천해준다. '다크 스토어 존'에는 햇반, 라면 등 온라인에서 잘 판매되는 상품만 한곳에 모아져있다. 영업시간 종료 후에는 인공지능 청소로봇이 나와 매장을 돌아다니며 자동으로 청소를 시작한다.
금천점의 영업면적은 9052㎡(약 2743평)로 다른 롯데마트 매장과 비슷하다. 하지만 디지털화와 온-오프라인 통합을 강조하며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패션, 생활용품 등은 과감하게 줄였다. 셰프가 직접 요리해주는 그로서란트 코너와 전문매장, 휴게공간을 도입해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했다. 내년 도입될 예정인 '30분 배송 시스템' 구축을 위해 향후 픽업용 레일이 천정에 설치된다.
대형마트들은 차세대 신기술 도입을 통해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온라인으로 떠나고 있는 고객들의 발길을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돌려놓겠다는 복안이다. 도입된 기술들이 정착ㆍ상용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업계 1,2위 롯데와 신세계가 잇따라 '미래형 점포' 선점 전쟁에 나서면서 향후 유통업체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경쟁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오게 하느냐가 유통업계의 중요한 과제"라면서 "개성있는 콘텐츠와 다양한 전문점, 할인점을 결합하고 디지털 쇼핑환경을 구축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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