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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②항공기 '탄소배출 1위' 오명, 바이오연료로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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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유 중인 항공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급유 중인 항공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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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항공기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바이오연료는 곡물이나 식물, 해조류, 축산폐기물 등에서 추출해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든 연료입니다. 화석연료보다 탄소 배출이 적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세계 각 항공사들이 저마다 개발한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버진아틀란틱 항공은 코코넛과 바바수 오일을 이용한 바이오연료를 개발해 2008년 세계 최초로 B747기 4개의 엔진 중 1개의 엔진에 바이오연료를 20% 정도 섞어 시험 운항했습니다.

싱가포르항공도 지난해 5월 배출가스 저감을 위해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그린 패키지' 항공기를 3개월간 운항했습니다. 그린 패키지 항공기는 연료 효율이 높은 에어버스 A350-900기종으로 싱가포르-샌프란시스코 직항 노선 총 12편을 운항했습니다. 이 항공기는 폐식용유와 항공유를 혼합한 알트에어 퓨얼스(AltAir Fuels) 'HEFA'를 연료로 사용했습니다.

지난 1월8일에는 '녹색비행의 날'을 맞아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네델란드 KLM, 독일 루프트한자 등 전세계 8개 항공사가 혼합한 바이오연료로 운항했습니다. 대한항공도 국내 최초로 이날 미국 시카고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B777-300ER기(KE038편)에 바이오연료를 혼합한 항공유로 운항했습니다. 혼합비율은 항공유 95%에 바이오연료 5%였습니다.
싱가폴항공 여객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싱가폴항공 여객기.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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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저가 항공사 스파이스젯(SpiceJet)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개도국 최초로 바이오연료 운항을 성공했습니다. 스파이스젯은 75%의 가스터빈 연료(ATF)와 25%의 바이오 제트 연료의 혼합으로 구동된 79석 규모의 봄바르디아 Q400 항공기가 히말라야 인근 디하르둔을 이륙해 수도 뉴델리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하면서 인도의 바이오연료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처럼 세계 각 항공사들은 미국재료시험협회 규격테스트 등을 통해 안정성이 보장된 바이오연료와 각 항공사별로 개발한 바이오연료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완전히 바이오연료 만으로 항공기 운항을 하는 곳은 아직 없습니다.

항공기 바이오연료의 대중화까진 갈 길이 아직 멀다는 말입니다. 기존 연료에 10%에서 많아도 50%정도를 섞어서 사용하는 수준입니다. 운항 노선도 일부 노선에 한정돼 있는 것이지요.

문제는 비용입니다. 지난 1월 대한항공이 사용한 바이오연료는 식물과 해조류, 임축산폐기물, 동물성 기름 등에서 뽑아낸 성분을 합성·가공해서 만든 것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친환경연료로 주목받고 있지만 기존 항공유보다 2~3배 가격이 비싼 것이 흠이지요.
인도의 저가 항공사 스파이스젯의 봄바르디아 Q400 항공기.[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인도의 저가 항공사 스파이스젯의 봄바르디아 Q400 항공기.[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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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트한자와 KLM 등의 항공사들이 바이오연료로 선택한 바이오연료는 유엔 식량농업기구 등이 제작한 것입니다. 이 바이오연료도 일반 항공유보다 30~50% 정도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가격(비용)이 바이오연료의 대중화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라는 말입니다.

블룸버그의 뉴에너지 파이낸스 분석가인 클레어 커리 연구원은 "테스트 비행은 불과 몇 천 리터의 연료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쉬운 편"이라면서 "그러나 많은 양을 소화하기 위해서 2억~3억 달러 정도의 비용을 리파이네리 설비를 건설하고 활용하는데 사용해야만 한다. 그리고 문제는 이러한 자금을 어디에서 조달하는가?”라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바이오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 항공유 저장시설 개선 등 막대한 비용이 투자돼야 하는데 항공사들이 이런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바이오연료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따가운 지적이지요. 실제로 항공사들은 적은 양의 바이오연료를 섞어 사용하면서도 그 항공편은 극히 일부 노선을 운영할 뿐입니다.

진정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라기 보다 ICAO의 규제에 대비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닌 돈이 없는 것일까요? 지구를 지키는 일에도 많은 돈이 필요한가 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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