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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SNS 게시물은?…‘디지털 유산’ 보존 vs 잊힐 권리

최종수정 2018.07.17 14:06 기사입력 2018.07.1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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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SNS 게시물은?…‘디지털 유산’ 보존 vs 잊힐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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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독일에서 숨진 딸의 페이스북 계정에 부모가 접근할 수 있다는 최고 법원 판결이 나왔다. 책과 편지 등이 상속되는 것과 디지털 콘텐츠를 다르게 해석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내가 죽어도 남는 SNS 게시물은 ‘디지털 유산’으로 사후에도 보존해야 할까, 삭제돼야 할까?
독일 연방대법원은 지난 12일 사망자가 생전 페이스북과 맺은 계약은 유산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유족이 사망자의 계정에 완전히 접근할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사망자의 개인정보보호보다 상속권리를 우선시 한 것이다.

앞서 지난 2012년 사고로 딸을 잃은 유족은 페이스북 측에 딸의 계정에 접근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페이스북으로부터 이를 거절당했다. 유족은 이에 소송을 제기했고 1심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고인의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1심을 뒤집었다.

전 세계 SNS 이용자는 24억 명을 넘어서고, 매 해 170만 명 이상의 페이스북 이용자가 사망하고 있지만, 법조계 시각도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SNS 운영사들은 이용자의 디지털 유산에 대한 기능을 추가하는 추세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이용자가 세상을 떠나게 됐을 때 이용자의 계정을 관리할 가족이나 친구를 선택하는 ‘기념 계정 관리자’ 기능을 마련했다. 이용자가 생전에 선택한 사람이 사후에 추도식이나 마지막 메시지를 공유하는 등 게시물을 작성할 수 있는 제도다.

인스타그램도 비슷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용자가 미리 설정할 수는 없지만, 가족이나 친구가 이용자의 사망을 증명한 뒤 페이스북과 같이 기념 계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 다만 사생활침해를 이유로 직계 가족이나 법적 대리인이라도 로그인은 불가능하다. 대신 영구적인 계정 삭제를 요구할 수는 있다.

SNS 계정에 대한 사후 처리를 돕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인터넷 기록물 저장 기업 ‘에버플랜스’는 SNS 이용자의 사후 계정에 접근해 기록물을 삭제해 주고, ‘데드소셜’은 SNS 이용자가 미리 작성한 유언을 토대로 사후에 계정을 관리 혹은 삭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잊힐 권리 연구반’이 출범한 적이 있다. 온라인상의 모든 게시물을 없애고 싶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 것. 사망 시에도 직계 가족들이 사망증명서와 가족관계증명서 등을 포털이나 SNS 운영사에 제출하면 고인의 동의 없이도 기록물을 모두 지울 수 있다. ‘잊힐 권리’에 대한 법적 제도는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SNS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 게시물을 그대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국민은 57.4%에 달한다. 사망 후 콘텐츠를 모두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23.2%)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그럼에도 고인이 남긴 디지털 콘텐츠를 삭제할 권리는 제3자에게 주어지지만, 관리·보존할 권리는 주지 않는다. 지난 2010년에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한 장병의 유족들이 아들의 SNS에 접근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법적 판단을 할 근거가 없어 요청이 거절됐다.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잊힐 권리'만큼 디지털 유산을 상속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8대 국회에서 디지털 유산을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결국 폐기됐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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