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라면 이러한 혁신의 흐름이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다. 우리의 미래 모습을 정확히 그릴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 길을 제대로 가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커져 있다.
우리가 은행에 예치해둔 재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모든 금융거래 이력과 재산 기록, 개인정보는 그저 은행 전산 시스템에 존재할 뿐이다. 금융시스템은 항상 외부 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 금융보안은 금융정보나 금융자산을 노리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활동이다.
그런데 금융보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물리적 보안 활동을 넘어서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 바로 금융에 대한 위협은 주로 사이버상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사이버 공간에는 국경이 따로 없고, 이 세상에는 엄청난 정보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존재한다. 인터넷과 PC, 모바일 기기가 확산되면서 공격자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고 눈에 뜨이지도 않는다. 더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컴퓨터나 전자기기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범죄에 이용되기도 한다. 기술과 문명의 발달로 우리는 지속적으로 편리함과 효율성을 추구해왔지만, 한편으로는 부지불식간에 범죄세력과도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보안이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가치를 위해 과감한 전략을 선택하고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금융보안을 강화하면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일 수는 있으나 고객의 편의성은 저해될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혁신의 전제가 되는 보안성 확보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보안 사고로 잃게 될지도 모를 천문학적 피해를 예방하는 보험이라고 할 수 있다. 금융의 디지털 혁신은 안정성을 위한 보안 투자와 병행할 때에만 금융 산업의 경쟁력과 신뢰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김영기 금융보안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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