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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4.0시대]제약산업도 빅데이터·AI …신약개발 기간 ↓

최종수정 2018.01.19 13:57 기사입력 2018.01.1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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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제약사도 4차산업혁명 바람

-방대한 데이터 분석 AI 도입…초기 연구개발 효율성 높여
-미래 제약산업 이끌 돌파구
-글로벌 제약사 스타트업 제휴…국내 제약사는 아직 걸음마 수준
[헬스4.0시대]제약산업도 빅데이터·AI …신약개발 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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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데이터'가 핵심이다. 제약사가 어떻게 빅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갈릴 수 있다."

황순욱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약바이오산업단장의 말대로 한계에 부딪힌 제약산업의 미래는 데이터에 달려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4차산업혁명의 흐름에 발 빠르게 동참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의약품 시장의 성장속도가 더뎌지고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데이터가 일종의 돌파구로 떠오른 것이다. 글로벌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IMS 헬스에 따르면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오는 2021년 1조5000억달러로 2014년(약 1조달러) 보다 50%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성장률은 9%에서 5~6%로 급감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료를 보면 신약을 개발ㆍ출시하려면 12~14년 간 평균 26억달러를 쏟아부어야 한다.
◆고위험ㆍ고수익 리스크, 4차 산업혁명이 해법=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제약산업은 전형적인 '고위험ㆍ고수익' 구조다. 5000여개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5개만이 임상시험에 진입하고, 이 중에서도 한 개의 신약만 최종적으로 판매 허가를 받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제약사들은 초기 연구개발(R&D)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4차 산업혁명 흐름에 올라탈 수밖에 없다. 제약산업 관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ㆍ로봇ㆍ클라우드ㆍ사물인터넷(IoT) 등 '데이터'를 재료로 하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하는 식이다.

일례로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개발을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AI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취합ㆍ분석해 임상시험을 최적화하고 부작용이나 작용기전을 예측하는 등 신약 개발에서 필요한 과정을 줄일 수 있어서다. AI는 100만건 이상의 논문을 읽는 동시에 400만명 이상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보통 연구자 1명이 조사할 수 있는 자료가 한 해에 200~300건에 그치는 것에 비하면 놀랄 노 자다.
황 단장은 "AI 기술을 활용하면 신약 출시를 위해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어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미래의 제약산업은 정보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영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4차산업 전문위원(아이메디신 대표)도 "AI 활용은 필연적"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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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글로벌 제약사 vs 걷는 국내 제약사= 글로벌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AI 스타트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에 적극적이다. 글로벌 1위 제약사 화이자는 IBM의 신약 탐색용 AI 왓슨을 도입, 면역항암제 개발에 착수했다. 얀센은 버네벌런트 AI와 손 잡고 임상 단계 후보물질에 대한 평가, 난치성 질환 타깃의 신약 개발을 시작했다. 일본의 경우 정부 산하 연구소인 이화학연구소와 교토대학이 신약 개발에 특화된 AI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머크는 아톰와이즈와 손잡고 AI 기술로 하루 만에 시판 중인 7000여종의 약 중에서 에볼라에 효과가 있는 신약 후보를 2개나 발견했다. 버네벌런트는 루게릭병 치료제 2종을 찾아냈다. 미국 바이오기업 수노비온은 엑스사이엔티아와 협력해 정신질환 치료제를 개발했다. 제약사들이 동물실험 전 단계까지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는 평균 4.5년이 걸리는데 엑스사이엔티아는 이 과정을 단 1년 만에 끝냈다.

반면 국내 제약사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제약산업 역시 빅데이터, AI 기술 등과 융합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그림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영업ㆍ마케팅 분야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쪽으로 움직임이 있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 등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장내 세균총ㆍ유전체 분석 등 빅데이터 처리 기술을 융합,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생명정보 분석회사인 천랩과 공동으로 마이크로바이옴신약공동연구소(ICM)를 출범하고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2013년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빅데이터 기법을 마케팅에 접목, 어린이용 진통소염제의 질환군과 타깃을 바꿔 매출을 높였다.

◆AI로 신약 개발하는 스타트업 주목= 국내에서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은 스타트업에서 이뤄지고 있다. 스탠다임은 AI에 데이터를 학습시켜 신약이 될 수 있는 약물을 예측하고 메커니즘을 제시하게 한다. 현재 국내 바이오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와 항암제를 개발 중이며 국내 연구기관 2곳과는 파킨슨병, 자폐증에 대해 동물 실험 중이다.

보건 당국도 지원책 마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까지 공공기관 보건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진료 정보 전자 교류 확대, 전자의무기록(EMS) 인증제 등 데이터 활용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오는 6월까지는 AI 기반의 신약 개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말 발표한 '제2차 제약산업 육성ㆍ지원 5개년 종합계획(2018~2022년)'에는 빅데이터, AI, 스마트공장 등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포함됐다. 전병왕 정책기획관은 "보건의료 데이터 활용 기반을 조성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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