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차라리 떳떳하게 공개하자."
국내 골프계의 이상한 스폰서 계약에 대한 '쓴 소리'다. 지난 16일 박성현(24)과 KEB하나금융과의 조인식 역시 예상됐던 일이 반복됐다. 계약기간은 2년, 구체적인 조건은 함구했다. 매니지먼트사 이성환 세마스포츠 대표는 "비밀 유지 조항이 있어 구체적인 금액을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인비(29ㆍKB금융그룹)와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 등 모두 비슷한 상황이다.
언론에서는 실제 "김효주를 넘어선 잭팟"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말 김효주보다 많이 받은 게 맞을까"라는 물음표가 생겼다. 박성현의 스폰서 영입이 오랫동안 난항을 겪었고, 최근 경기 침체와 '최순실 게이트' 등 국내 기업 사정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 10억원"이라는 주장과 함께 "밝히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일었다.
매니지먼트사 입장에서는 물론 소속 선수의 규모를 최대치로 키우는 게 목표다. '계약금= 자존심'이라는 개념이 출발점이다. 거품이 아니라면 더욱 당당하게 계약 내용을 밝혀야 하는 이유다. 골프계의 최근 계약 조건 비공개 관행은 특히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다. 야구와 축구, 배구, 농구 등 대다수 프로스포츠는 모조리 연봉을 오픈한다. 야구는 자유계약선수(FA)의 계약금과 연봉, 인센티브 등을 상세하게 적시하는 추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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