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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길의 분데스리가 돋보기]알바로 도밍게스 혹사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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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등 부상 불구 구단 강요로 경기 출전, 상태 악화돼 27세 은퇴

[강한길의 분데스리가 돋보기]알바로 도밍게스 혹사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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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의 젊은 스페인 수비수 알바로 도밍게스는 지난 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를 발표했다.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한때 스페인의 유망주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성인 국가대표 팀에도 승선했고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100경기 이상 활약한 그의 은퇴 소식은 유럽 축구계는 물론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겼다. 한 선수가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완벽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20대 중후반에 부상 때문에 은퇴한 것이다.

스페인은 물론 세계 각지의 팬들이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소속팀 묀헨 글라드바흐도 SNS를 통해 “뛰어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인 알바로와 때 이른 작별을 해 아쉽다”고 밝혔다. 막스 에벨 묀헨글라드바흐 단장은 독일 통신사 도이체프레세아겐투어(DPA)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은퇴는 그에게 너무나도 비극적인 일이며 팀에도 손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렇게 도밍게스의 은퇴 이야기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그가 은퇴를 선언한 이틀 뒤, 도밍게스의 이야기는 스페인 언론 마르카(Marca)가 그의 부상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도밍게스는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른 나이에 은퇴로 몰고 간 등 부상은 “묀헨글라드바흐 구단의 인간적이지 못한 선수관리와 의료진의 무능함이 원인이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2월부터 등에 엄청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통증은 하루가 다르게 심해졌다. 그는 묀헨글라드바흐 구단 의료진에 도움을 요청했고, MRI 검사를 통해 큰 부상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는다. 의료진은 그에게 큰 부상이 아니므로 진통제를 맞고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전할 것을 권유했다. 그는 진통제의 힘을 빌려 통증을 참고 경기를 소화했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30분도 서있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이른다. 지인들의 도움이 없이는 시장을 보는 등의 단순한 일상생활도 불가능했다. 결국에는 비행기 탑승조차 어려워 원정경기에 나가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다는 그의 호소를 구단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중요한 경기에 나설 것을 지속적으로 강요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특별검진을 해 부상의 심각성을 처음으로 알게 됐지만 독일로 돌아가서는 구단의 강요로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구단과 의료진을 믿을 수 없게 된 그는 자비로 유럽 최고 전문가들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 바이에른 뮌헨의 팀 닥터 한스-빌헬름 뮐러-볼파르트까지 만났다. 그로부터 당장 수술할 것을 권유받지만 구단은 겨울 휴식기까지 6주만 기다려 달라고 그를 설득했다. 당시 그의 상태는 걷지도 앉지도 못할 정도로 악화됐으며 이로 인해 심한 우울증까지 앓고 있었다. 결국 도밍게스는 두 번의 등 수술을 끝으로 축구선수로서의 생명을 끝내야만 했다.
스페인 언론을 통해 도밍게스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세상에 공개되자, 묀헨글라드바흐의 에벨 단장은 독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갑작스런 은퇴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는 도밍게스의 현재 심정을 우리는 헤아릴 수 있다”면서도 “그는 우리에게 이해하기 힘들고 받아들일 수 없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우리 의료진은 그 동안 도밍게스의 부상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앞으로도 우리는 그가 필요로 하면 언제든 그를 도울 용의가 있다”며 도밍게스의 폭로 내용을 부인했다. 도밍게스는 묀헨글라드바흐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신에게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이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서 도밍게스와 묀헨글라드바흐의 이야기는 초유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도밍게스의 주장이 모두 사실로 밝혀지면 유럽 전역에서 독일의 명문 구단 묀헨글라드바흐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 것이다. 선수가 심각한 부상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경기에 나설 것을 요구한 구단과 은퇴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밝혀내지 못한 의료진 모두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유럽 빅리그를 통틀어 가장 긴 겨울 휴식기(6주)를 제공하며 선수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일하기 좋은 리그’ 분데스리가의 이미지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묀헨글라드바흐는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기 위해 시즌 내내 힘겨운 사투를 벌여야 했다. 그 과정에서 팀 내 최고의 센터백으로서 경험이 풍부한 도밍게스를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으리라. 물론, 이 모든 이야기의 진실은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선수 혹사 논란은 분데스리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모든 리그 및 팀에서 상당수의 선수가 자신들의 커리어를 위협하는 부상을 안고도 구단과 감독의 요구에 따라 이를 악물고 뛰고 있다. 이는 프로 레벨뿐만 아니라 유소년 레벨에서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선수 및 유망주가 부상으로 그들의 직업과 꿈을 잃고 있다.

강한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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