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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허영심, 유모차에서 가방으로" 80만원짜리 책가방 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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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원대 아이 책가방 없어서 못판다고?
"내 아이만큼은 최고로" 베블린 효과

[사진=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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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을 둔 박진희(35ㆍ가명)씨는 최근 책가방을 알아보고 있다. 학부모들이 아이의 가방을 보고 경제력 등급을 매겨 삼삼오오 모임을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가격이 50만원 이상인 버버리ㆍ란도셀 제품부터 20만원대의 빈폴ㆍ닥스키즈ㆍ아웃도어브랜드키즈, 10만원대의 스포츠브랜드키즈 등 제품은 다양하다. 박씨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싶다"면서도 "혹여 아이가 학교에서 불편함을 겪지 않을까 싶어 고가의 가방을 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인 란도셀로 결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유아동 책가방시장에서도 베블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베블런 효과는 가격이 비싼데도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1인 1자녀 가구가 증가하면서 "내 아이에게는 최고로 해주고 싶다"는 부모의 생각과 기업들의 프리미엄 마케팅 전략이 맞물리면서 고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아동편집숍 분주니어에서 판매되는 란도셀 가방 제품 가운데 핑크와 레드 색상은 90% 소진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12월 중순이면 원하는 색상은 없어서 못 산다"면서 "인기 제품을 선점하기 위해 11월부터 책가방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아의 경우 핑크가, 남아의 경우 브라운, 네이비 제품이 잘 팔린다"고 덧붙였다. 분주니어에서 판매되고 있는 가방브랜드는 에르노, 키즈아미 란도셀 등이다. 이 중 란도셀의 인기가 가장 높다. 제품 가격은 50만~80만원대다.

3~7세까지 쓸 수 있는 구찌 가방도 없어서 못 판다. 롯데백화점 구찌키즈 매장에서는 나비 문양이 있는 116만5000원짜리 백팩은 다 판매되고 수량이 1개 남아 있다. 65만원대 버버리 가방도 매년 선호 품목 중 하나다. 버버리 관계자는 "키즈 가방은 시즌마다 완판되는 제품"이라며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다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빈폴ㆍ닥스 키즈 책가방에 대한 수요도 높다. 이들 브랜드의 책가방(신발 주머니 포함) 가격은 보통 20만~30만원대다. 기능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에게 블랙야크 키즈 등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는 김윤진(36ㆍ가명)씨는 "명품 브랜드가 부담인 엄마들은 빈폴, 닥스 제품과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선호한다"면서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합리적이라는 평가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언급했다.
고가 책가방이 잘 팔리는 이유는 부모들의 허영심이 투영됐기 때문이다. 아이를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 부모의 과시욕으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이 유모차, 책가방을 본인의 명품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부모들 사이에서 비교당하지 않으려는 생각 때문에 고가 제품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교육의 최일선에 서 있는 부모들이 경쟁심 탓에 아이들에게 고가 제품이 최고라는 허영심을 먼저 알려주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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