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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요일에 보는 경제사]트럼프 '무당경제학'? 무당정치와는 다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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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 성장 연기만 피워올린 주술적 기대감인 '낙수효과'를 비판한 말인데...

미국의 부두(Voodoo)교 상점 모습(사진=두산백과)

미국의 부두(Voodoo)교 상점 모습(사진=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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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경제용어 중 하나가 '무당경제학(Voodoo economics)'이다. 이 용어는 미국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공화당 경선을 벌일 때 등장한 용어로 보통 기업이나 부자감세, 공공사업을 통한 정부 투자로 기대되는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가 경제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다.

무당경제학에 들어간 부두(Voodoo)는 서인도제도와 아프리카에서 흑인들 사이에 행해지는 악마숭배, 주술 등을 포함하는 관습을 의미한다. 부두란 것은 영혼을 뜻하는 vodun이란 단어에서 왔다고 전해진다. 영어에서는 주로 주술적인 맹목적 믿음, 과학적 근거가 없는 믿음을 비판할 때 사용된다.
이 무당경제학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가 경제 공약으로 내세웠던 감세 정책이나 공공 인프라 투자 정책이 레이건 대통령이 1980년대 이끌었던 정책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낙수효과를 기대한다며 레이건이 내세웠던 이런 정책들은 이미 레이건이 공화당 대통령 경선에 나올 때부터 공격받았던 이론이었다.

미국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사진= 두산백과)

미국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사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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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선 경쟁이 한창이던 당시 레이건 후보와 대통령 경선 후보로 경쟁하던 조지 부시 후보는 레이건의 낙수효과 정책들에 대해 "감세를 통한 성장이란 사람을 현혹시키는 연기만 피워 올릴 뿐 알맹이는 전혀 없는 무당경제학"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레이건의 경제 정책의 핵심인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부자 감세가 전혀 경제학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난한 것.

하지만 대선 후보로 레이건이 당선, 조지 부시는 이후 레이건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돼 부통령에 오르면서 이 무당경제학에 대한 발언을 번복하게 된다. 부통령에 재임 당시 부시 부통령은 NBC TV 기자에게 대선 경쟁 때 레이건 대통령을 비난했던 무당경제학이란 발언이 아직 유효하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한적이 없다고 발뺌을 했다. 그러나 NBC TV는 부시가 무당경제학을 발표했던 필름을 바로 찾아 대대적으로 방영하자 그저 농담이었다고 또다시 말을 바꿨다.
조지 부시는 무당경제학 발언을 번복했지만 그의 비난은 적중했다. 레이건 행정부 1기 4년간의 경제성장률은 10.3%로 이전 카터 행정부 때의 13.6%보다 낮아지고 실업률은 평균 8.6%로 카터 행정부 시절의 6.4%보다 높아졌다. 역으로 부자감세로 연방정부 재정적자는 1981년 58억 달러에서 1985년에는 2000억 달러로 급증했다.

이와함께 복지예산 삭감으로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빈곤층이 최빈곤계층으로 주저앉았고 최상위 1% 부자들이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순재산은 8%에서 12%로 급증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 이후 낙수효과에 대한 무용론이 대세를 이뤘고 지난 2007년 우리나라에서도 낙수효과 정책을 이끌던 이명박 정부에 대해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무당경제학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트럼프는 미국 중서부와 북동부 지역의 옛 제조업 중심기지였던 러스트벨트(rust belt)지구의 부활을 위해 관세를 높이고 통상무역협정을 재조정하면서 법인세 등을 감면하고 공공 인프라에 1조달러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보다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그의 경제정책은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무당경제학으로 비난받았던 레이거노믹스를 넘어선 새로운 대안을 가지고 올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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