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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읽는기자]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가야 포탄은 멈출까

최종수정 2016.10.14 09:01 기사입력 2016.10.1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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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깜짝 바람'일으킨 노벨문학상 밥 딜런과, 조간신문들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어젯밤 8시, 바람에 날아든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식은 지구촌의 많은 이들을 놀라게했죠. 우리에겐 포크가수로 더 알려진 밥 딜런(75)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이 소식을 듣고, 오래전 익숙하게 들었던 '노킹온헤븐즈도어(하늘 문을 두드림)'와 '블로잉인더윈드(바람결에 흩날리는 말)'을 꺼내 들었습니다.

영화까지 만들어진 '노킹온헤븐즈도어'는 심오하고, 블로잉인더윈드는 쉽고 아름답습니다. 두 곡 다 이 가수를 '시인'으로 기억하게 한 불세출의 명작이 되었지요.

[신문읽는기자]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가야 포탄은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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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읽는기자]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가야 포탄은 멈출까


오늘 아침 이 기사를 순발력 있게 1면에 부각시킨 신문은, 중앙과 조선, 동아, 경향신문입니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신문은 중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신문은 그가 노벨상을 타게된 중요한 이유가 되었을 '시를 통한 반전운동'을 상징하는, '블로잉인더윈드'의 노랫말을 영어와 한글번역 텍스트로 밥 딜런의 열창하는 사진과 겹쳐 실었네요.

노래제목을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라고 풀고, "사람은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사람이라 불릴 수 있나/....../얼마나 많은 포탄이 날아간 뒤에야 영원히 포탄사용이 금지될까"라는 인상적인 구절을 독자와 직접 만나게 했습니다.
조선은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의 말 속에서 제목을 찾았습니다. 이 분은 밥 딜런의 노래를 '귀를 위한 시'라고 표현했죠. 5000년전 (그리스의) 호머와 사포는 노래로 불릴 것을 의도하고 시적인 텍스트를 썼는데, 밥 딜런도 똑같은 길을 걸었다고 가수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거창한 해명'을 붙였더군요.

사실 대중음악 가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니까요. 아마도, 우리로 치면 정태춘이나 송창식 같은 가수, 캐나다의 레너드 코헨 같은 가수가 받는 충격이겠죠.

동아는 '바람만이 아는 대답'이란 그의 노래 속에서 카피를 뽑았습니다. 그의 깜짝 노벨상 수식을 "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지요"라고 재치있게 달았습니다. 물론 이런 센스야 말로 제목을 감칠 맛 나게 하는 힘이지만, 밥 딜런 수상이 지닌 의미를 오히려 모호하게 느끼게 하는 부작용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만.

경향은 정통으로 스트레이트 제목을 뽑았습니다. '음유시인 밥 딜런, 노벨 문학상 품다'. 이런 정직한 방식이 오히려 역사적 의미를 묵직하게 할 수도 있겠습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소식을 접한 뒤 밥 딜런의 나라인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SNS에서는 과연 노랫말을 문학과 동일시할 수 있느냐는 논란과 이 가수가 노벨상으로 적합한 사람이냐는 반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반전(反戰)' 정서와 저항적 면모를 이유로 상을 주는 것이 다소 황당한 뒷북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고요. 앞으로 작사가들이 노벨문학상 유력후보로 오르는 신호탄이냐는 핀잔도 있습니다. 그러나, 예술과 문학의 엘리트주의를 극복하는 점에서 보자면, 밥 딜런의 수상은 의미가 있습니다. 노벨상이 '노블(noble)'상이 아니라,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보다 강력하게 소통했던 대중가수에게도 주어질 수 있는 상이라는 점에서 변경을 넓혔다는 얘기도 되는 거죠.

독자님들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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