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이재용식 사업 재편' 속도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평소 "잘 하는 것에 투자하자"는 지론을 갖고 있다. 과거 삼성이 백화점식으로 모든 사업을 해 왔다면, 전 세계가 불황인 현재는 백화점식 경영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대신 삼성이 노하우를 갖고 있고, 잘 할 수 있는 전자ㆍ바이오ㆍ금융 등 주력 사업에 집중 투자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은 더욱 과감한 투자로 키우고, 성과가 없거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사업은 과감하게 내치자는 '실용주의'가 작용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잘 하고 있는 부분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미래가 될 자동차 전장사업과 VR(가상현실), AI(인공지능) 등에도 집중 투자한다.
이 부회장은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사옥을 자주 찾는다. 전 세계 IT기업이 미래를 꿈꾸며 모이는 실리콘밸리에서 현황을 보고받고, 현지에서 직접 투자할 기업을 찾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스타트업을 인수해 성공한 사례들도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업 스마트싱스, 삼성페이의 모태가 된 루프페이 등이 대표적인 투자 성공 사례다.
바이오와 금융 산업도 지속적으로 그룹 내 존재감을 높인다.
바이오는 이건희 회장 시절부터 신수종 사업으로 떠올랐던 사업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의료, 제약 등 헬스케어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의 차세대 캐시카우로 떠오르는 금융 분야도 이 부회장이 주력하는 사업분야다. 경기 흐름에 부침이 큰 제조업 리스크를 상쇄하면서도 그룹 성장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금융 계열사들을 모두 서초사옥을 집결시켰다. 그는 금융 계열사 사장들과 수시로 미팅을 하며 '금융의 글로벌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열사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자 뿐 아니라 금융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며 "어떻게 하면 내수 시장에서 탈피해 금융도 글로벌화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자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 전환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비금융계열사가 가진 금융 지분을 사모아 금융과 산업간 지배구조를 명확하게 하면서 금융지주사 전환을 대비하고 있다.
이외에 이 부회장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들처럼 삼성전자의 문화를 바꾸는 것 역시 향후 과제다. 삼성그룹은 '스타트업 삼성'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기업문화 변화에 힘쓰고 있다. 내년부터는 직급 통일, 수평적 문화 조성 등이 본격화 될 예정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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