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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설 두 권, 우습거나 슬프거나 환멸스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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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R. 랜스데일 작 '밑바닥', 브래들리 소머 작 '피시볼'

◆밑바닥(The Bottoms)=해리는 여동생 톰과 함께 숲을 누비며 천진난만하게 살아가는 시골 소년이다. 지역 경관이면서도 이발과 농사를 부업으로 하는 아버지는 절대적인 존재이고 어머니는 헌신적이고 아름답다. 이웃과 마을 사람들은 더 없이 따뜻하고 친근하다. 그러나 저지대에서 벌어진 흑인 여성 살인사건에 관심을 가지면서부터 점차 소년의 눈에 비친 세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사람 좋을 것만 같던 이웃들은 저녁이면 하얀 두건을 쓰고 KKK단이 되어 밉보인 흑인들을 단죄하려 하고, 냉철하고 사리분별이 확실하다고 여겼던 아버지는 한순간에 자신감을 잃고 밤마다 울거나 이성을 참지 못하고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어머니의 은밀한 젊은 시절과 그에 얽힌 추문, 그리고 아이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마을 사람들의 얽히고 얽힌 출생의 비밀까지. 해리는 점차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자신이 모르고 있던 세상의 참모습에 다가간다. <조 R. 랜스데일 지음/박미영 옮김/황금가지/1만3800원>

◆피시볼=아파트 ‘세빌 온 록시’의 27층 꼭대기 집 어항 속에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금붕어 이언은 어느 날 탈출할 기회를 얻는다. ‘생각은 줄이고 행동하라’라는 금붕어의 철학에 따라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공중으로 튀어 오른 그는 이내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기 시작한다. 세빌 온 록시 앞 인도와 맞닥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딱 4초. 이 소설은 어항에서 탈출한 금붕어의 도전적이고 위험천만한 추락 여행을 큰 기둥으로, 사랑과 이별, 탄생과 죽음 등 세빌 온 록시에서 벌어지는 인간 세상의 주요 순간을 그려내고 있다. 뒤늦게 사랑을 깨닫는 바람둥이, 음란한 전화와 파이로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 투명인간 취급당하는 건물 관리인, 혈혈단신 출산을 겪는 여자, 시간여행을 하고 곧잘 기억을 잃는 소년, 비밀을 간직한 공사장 인부 등 각양각색의 고독한 소시민들이 서로 교차하는 이야기를 이상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슬프면서도 따뜻하게 그렸다. <브래들리 소머 지음/이영아 옮김/북폴리오/1만3800원>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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