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스폰서 검사' 돈 거래 의혹 중점 조사(상보)

뇌물수수 혐의 적용 수사로 전환하는 방안 검토
"구속된 김씨 진술번복 경위, 녹취록 등 확인에 상당한 시간 걸려"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스폰서ㆍ사건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46) 사건에 대한 감찰을 벌이는 대검찰청 특별감찰팀이 김 부장검사의 고교 동창 사기 피의자 김모(46ㆍ구속)씨와의 돈 거래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특별감찰팀은 9일 "김 부장검사와 구속된 김씨와의 금전거래 의혹이 사실인지 여부를 중심으로 철저히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부지검 수사과정에서 김씨의 진술번복 경위, 공개된 녹취록, 문자메시지 등에 대한 구체적 확인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감찰팀은 김 부장판사가 사건무마 청탁을 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서부지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검사들에 대해서는 "자료요청이나 진상확인을 한 사실은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 김 부장검사 외에 다른 검사들에 대해서는 감찰에 착수한 사실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검찰이 이번 의혹의 핵심인 김 부장검사의 계좌 거래내역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감찰 단계이기 때문에 임의제출 형태로 거래내역을 건네받는 것 외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김씨의 횡령ㆍ사기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부지검에서 확보한 김씨 관련 계좌를 토대로 송금 내역 등을 확인하는 게 가능하다.

김 부장검사는 친구인 사기 피의자 김씨로부터 지속적으로 향응을 제공받고, 김씨로부터 술집 여종업원과 박모 변호사 등 다른 사람의 계좌로 1500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김씨의 횡령ㆍ사기 사건 무마와 관련해 서부지검과 고양지청 등의 동료 검사들을 따로 불러내 만나 사건 무마청탁을 청탁을 한 의혹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특별감찰팀은 지난 주말 이틀간 김 부장검사를 불러 조사했다. 김 부장검사는 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병원에 입원했으나 현재는 퇴원한 상태다.

특별감찰팀은 이번 스폰서 검사 사건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한 수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감찰팀은 구속된 김씨가 향후 생길 수 있는 법적 분쟁에서 김 부장검사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평소 향응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뇌물 혐의 적용 여부를 살피고 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