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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으로 문화종주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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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웹툰협회 초대 회장 오른 스타 만화작가 원수연

ICT교육ㆍ창작여건 개선 등 주력 … "한국형 웹툰의 저력 알릴 것"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만화계는 밭에 비유할 수 있어요. 땅을 일구면 일굴수록 좋은 열매를 맺을 확률이 높아지듯 만화가는 자기가 노력한 만큼 독자들에게서 사랑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작가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밭의 풍토부터 개선돼야 하지 않을까요?"
세계웹툰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원수연 작가의 말이다. 원 회장은 1987년 만화 '그림자를 등진 오후'로 데뷔해 '엘리오와 이베트' '휴머노이드 이노' 등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쉬지 않고 히트작들을 선보인 만화계 스타작가이다.

그의 작품 중 '풀하우스'와 '매리는 외박중'은 송혜교, 비, 장근석 등 인기 연예인이 주인공인 TV드라마로도 만들어져 국내외로 그 유명세를 더했다. 팬들조차 정확한 나이를 모를 만큼 여느 신인 못지않게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는 그는 내년이면 어느덧 데뷔 30년차를 맞이한다. 만화가로서의 삶이 선물과 같았다고 고백하는 그는 이에 답례하듯 '한국 웹툰의 세계적 도약'이라는 과제를 새롭게 떠안았다.

원 회장은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첫 작품을 그린 80년대와 지금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시대라는 점만 두고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면서 "또 웹툰이 탄생한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새로운 응용기술이 끊임없이 접목되면서 질적인 향상을 이뤄온 만큼 체계적인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웹툰은 인터넷을 뜻하는 '웹(web)'과 만화를 의미하는 '카툰(cartoon)'을 합쳐 만든 신조어다. 웹툰 작가를 비롯해 스토리 작가, 플랫폼 운영자 등 관련 산업 종사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세계웹툰협회는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설립 인가를 받아 지난 5일 공식 출범했다. 원 회장 외에 전세훈ㆍ김신 작가와 성경준 펀툰 대표가 부회장을, 박성철 작가가 사무국장을 맡았다.

협회는 작가들이 새로운 기술을 창작에 쉽게 접목할 수 있도록 정보통신기술(ICT) 교육과 보급을 우선순위로 하되, 창작여건 개선과 복지 향상을 중장기 과제로 삼고 있다. 6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첫 공식세미나에서는 만화기술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는 논의가 오갔다. 원 회장은 "웹툰은 이미 한국에서는 만화보다 더 일상으로 쓰이게 된 용어인 데다 관련 종사자들이 수적으로 팽창해있는데도 이들의 근로여건이나 복지, 교육 문제는 사실상 무관심 속에 방치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웹툰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은 네이버와 다음 등 대형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55여개. 한 플랫폼 당 100~150여개의 작품이 게재되는데, 중복 연재를 감안하더라도 활동 작가수는 2000~30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 회장은 한국 웹툰시장의 규모와 경제 파급효과에 대해선 '원소스 멀트유즈(One-Source Multi-Use)'란 말로 답했다. 1차 콘텐츠가 2, 3차로 확대재생산되며 부가가치를 늘려가는 데는 아무런 제한과 한계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웹툰시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라도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된 융복합 콘텐츠 생산이 꼭 필요하다고 한다.

원 회장은 "관련 플랫폼이 확대되면서 광고 등 수익시장도 급격히 커졌지만 빠듯한 마감기한과 들인 노력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작품료, 까다로운 심의 등 작가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은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작가도 더러 있다고 한다. 작가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 저작권 보호 등은 협회가 개선하려는 과제들이다. 이를 위해 그는 작가들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아카이브시스템 도입과 문하생 무료교육ㆍ취업지원 사업 등을 구상하고 있다. 개인작업이 많은 창작활동의 특성을 감안해 작가들이 교류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더 활성화하는 계획도 세웠다.

원 회장은 "만화가 좋아 일을 시작한 후배들이 막상 현실에 부딪히며 좌절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면서 "이는 소외되고 힘없는 특정 작가들만의 문제가 아닌 만화계 전체의 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다 같이 노력할 때 바로잡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잘 닦인 만화 생태계를 토대로 한국에만 있는 웹툰이라는 용어를 고유명사로 인식해 한국형 웹툰 플랫폼을 잘 발전시킨다면, 전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영역의 문화종주국이 될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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