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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경제]용선료를 주면서 배를 빌리는 까닭

최종수정 2016.06.13 10:42 기사입력 2016.06.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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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TV 박주연 기자] 세계 경기침체와 선박 공급과잉으로 경영난에 빠진 해운사들이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습니다. 급기야 이런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선박 임대료(용선료) 인하를 타진하고 있는데요.

해운사와 선주사는 호황과 불황이 교차하는 해운업의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10~20년 장기간에 걸쳐 고정가격으로 선박 임대계약을 맺습니다. 그런데 최근 운임이 끝없이 추락하면서 해운사들이 과거 호황기에 비싸게 계약한 용선료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선주사 설득에 나선 것이죠.

논란이 되고 있는 용선료 관련 사항을 살펴볼까 합니다.

국내 해운업계의 목숨줄을 잡은 용선료. 도대체 용선료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난리일까요?

 

 


‘용선료(傭船料)’란 배를 빌려 쓴 해운사가 선주(배 주인)에게 주는 돈을 말합니다. 배 임대료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중요한 것은 도대체 왜 용선료를 주고 배를 빌리느냐겠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집을 사지 않고 차라리 월세를 내며 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가 집을 사지 않고 집값이 부족해서 혹은 지금 집을 사더라도 집값이 나중에 떨어질 것 같아서 전세로 살거나 월세로 살죠. 그것처럼 배도 경기가 좋을 때는 아주 비싸고, 경기가 나빠지면 배 값이 떨어지는데 배를 수십 척 보유할 자금도 없을 뿐더러 사더라도 나중에 배 값 하락이 걱정 되서 그냥 필요할 때 빌려 쓰자는 것이죠.

선사는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고 화물 주인으로부터 운임료를 받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장사가 잘 됐는데요. 배가 부족할 정도로 화물이 넘쳐났는데요.

 

 


그래서 해운사들은 이 때 부터 배를 빌리기 시작합니다.

고객을 '부족한 배' 때문에 잃을 수는 없으니 급한 대로 빌리기로 한 것이죠.

조선사에 전화해서 배를 아무리 빨리 만들어 달라고 해도 최소 몇 년은 기다려야하니 그 당시에 택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었는데요. 이렇게 배를 빌리려는 해운사가 늘면서 선주들은 용선료를 올리기 시작했고요. 10~20년이라는 장기계약의 조건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불공평한 계약인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 당장 배가 필요했던 선사들은 선주들의 요건을 받아들여 그냥 계약을 하게 되죠.

그런데 불행히도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해운사들이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이는 발틱 화물운임지수(BDI)를 확인해보면 알 수 있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 2007년까지만 해도 BDI는 7000선을 넘나들었지만 최근에는 600선 부근에서 맴돌고 있고요. 1월 초에는 200선까지도 밀려나는 모습입니다.

1985년 BDI가 1000이니까 이 때에 비해서 얼마나 많이 떨어졌는지 비교가 되시죠?

 

 


현대상선은 지금 용선료가 거의 매출의 33%, 한진해운의 경우에도 1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에 트럭 한대 갖고 장사하고 있는데 그 중에 30%를 기름 값이나 차 렌트 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죠. 결국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용선료 채무는 5조원이 넘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나선 것이죠.

 

 


그렇다면 국내 해운사로부터 비싼 용선료를 받아가는 선주사는 누구일까요.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배를 빌린 선주사는 22개, 한진해운은 18개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선주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파악이 어려운데요. 선주사 대부분이 그리스와 영국, 일본 선주사이며 양사의 선주사가 대부분 겹친다는 것 정도만 알려진 상태입니다.


>다행히도 현대상선은 올 2월2일 자구안을 발표한 이후 130일 만에 할인율 20%수준의 용선료 인하에 성공했습니다. 채무재조정이 선제적으로 완료된 만큼 현대상선 회생을 위해 남은 과제는 사실상 해운동맹 편입 뿐인데요. 이번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을 계기로 아무쪼록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도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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