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넷데일리 공도윤 기자] “애널리스트가 직접 프레젠테이션 해준다.”
증권사에 소속돼 상장기업이나 해당 산업을 분석하는 기업분석가(애널리스트)의 보고서가 진화하고 있다. 매일 쏟아지는 수십여개의 종목보고서 중 ‘선택’받는 보고서가 되기 위해 기발한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고 장문의 분석으로 전문성을 인정받던 보고서가 이제 ‘친절함’까지 더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 2014년 11월 첫선을 보인 ‘KIS 보이스 리포트’는 기존 보고서를 프레젠테이션 형태로 재작성하고, 애널리스트가 직접 해당 내용을 5분정도 설명하는 방식의 동영상 보고서다. 발행주기가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지난해는 10건, 올해는 2건이 발행됐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타사 리포트와의 차별화를 목적으로 시작해 관심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현재는 이메일로만 발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성은 연구원은 “아직까지 기업이나 업계는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거나 전화로 질문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애널리스트들이 기업을 탐방할 때, 캠코더 등을 이용해 직접 기업 내외부를 촬영하고 리포터처럼 기업 분석 내용을 동영상에 담아 발표하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증권가의 시도는 최근 다양한 콘텐츠의 등장과 진화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물로 볼 수 있다. 실제 최근 소비자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쉽고, 간단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선호한다. 이들의 니즈의 맞춰 사진, 동영상, 스토리, 카툰 등을 활용한 기발한 형태의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애널리스트가 작성하는 보고서 역시 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선택받기 위한 차별화 전략 중 하나다.
한편에서는 최근 애널리스트들의 입지가 줄면서, 생존을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애널리스트의 수가 급감하며 고용 불안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애널리스트의 분석 보고서는 유료 정보로서 가치를 인정받지만 국내는 직원의 업무 결과로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연장선상으로 증권사의 실적 악화에 전문계약직인 애널리스트가 인력조정 대상 1위로 꼽혀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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