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물 아닌 천연물에서 관련 물질 찾아내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단맛을 지닌 생강 유효성분 '라피노스'가 세균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생물막(biofilms)은 치아, 수도관 등 다양한 표면에 형성돼 부식, 오염, 막힘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킵니다.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인체 조직에 형성한 생물막은 항생제 치료를 무력화시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제약회사 등에서는 생물막 형성을 방해하는 화합물의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합성 생물막 저해제와 달리 천연물에서 유래한 생물막 저해제는 매우 드물죠. 이번 연구에서는 2011년 생강추출액이 녹농균의 생물막 저해 효과가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한 이래 천연 유효성분 라피노스가 기존에 알려진 합성 생물막 저해물질 퓨라논 C-30과 동등한 생물막 형성 감소를 유도함을 밝혀낸 것입니다.
라피노스가 LecA와 선택적 결합을 통해 세균이 생물막을 형성할 때 필요한 갈락토스 수용체의 정상적 기능을 방해하고 세포내 2차 신호전달물질인 c-di-GMP의 농도를 낮춰 생물막 형성을 저해된다는 작동원리도 함께 규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박희동 고려대 교수 연구팀(변영주 교수 공동연구)이 수행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2016년 5월 4일자(논문명: Raffinose, a plant galactoside, inhibits Pseudomonas aeruginosa biofilm formation via binding to LecA and decreasing cellular cyclic diguanylate levels)에 실렸습니다.
변영주 교수는 "라피노스를 기존의 항생제와 조합해 처방할 경우 항생제의 역가(미생물의 증식을 저해하는 능력)를 높일 수 있다"며 "생물막 형성을 통해 항생제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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