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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뛰어든 재계 3·4세…'별별'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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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HDC신라면세점 성공 20년 베테랑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사장, 과감한 판단 유명 '그림자 경영' 고수
박서원 두산 전무, 열정 아이디어로 뭉칭 '젊은 피'
김동선 한화그룹 면세 TF팀장, 승마선수로 더 유명…홍보맨 자처


이부진 호텔신라사장(왼쪽부터),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사장, 박서원 두산 전무, 김동선 한화면세점 태스크포스 차장

이부진 호텔신라사장(왼쪽부터),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사장, 박서원 두산 전무, 김동선 한화면세점 태스크포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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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지난해 이후 국내 면세점 업계는 조용할 날이 없었다. 밀려드는 중국인관광객(요우커) 덕에 갑자기 몸집이 커졌고, 신규 사업권이 시장에 나오며 입찰 경쟁이 뜨거웠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악재가 덮치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입찰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최근에는 정부가 새로운 특허 발급을 추진하며 찬반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 시장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그 규모가 10조원을 웃돌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삼성ㆍ신세계ㆍ두산ㆍ한화 등 대기업 오너 3, 4세가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처럼 이미 자리를 굳힌 베테랑부터 이제 막 데뷔한 오른 김동선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한화갤러리아 면세태스크포스 소속)까지 연령과 캐릭터도 다양하다. 이들은 면세점 운영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가지고 각자의 경영 시험대위에 올라 있는 셈이다.

40대의 카리스마…범삼성家 이부진ㆍ정유경= 이부진 사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부문 사장은 각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남매의 딸이다. 이 사장은 1970년생, 정 사장은 1972년생으로 올해 나이 47세, 45세다. 1990년대에 20대 중반의 나이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해 20여년의 업력을 쌓은 베테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평소 조용하고 외부에 자신을 잘 내세우지 않는 경영 스타일을 고수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나 최근 이 사장은 궤도를 틀어 '이부진의 호텔신라'로 본인과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손잡고 범(凡)현대와 삼성가의 합작사(HDC신라면세점)를 만들어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는 데 성공했고, 메르스로 방한객이 급감했을 때는 한국관광을 독려하기 위해 직접 중국을 찾았다.
작년 5월 한국 호텔 등급제가 바뀌면서 '첫 5성급'을 따내고는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서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최근에는 기자들에게도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등 보다 적극적인 경영자로 변신하고 있다.

반면, 정 사장은 여전히 '그림자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나 부산 센텀시티점 증축오픈 같은 굵직한 행사에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다음달 선보일 신세계면세점 오픈식에도 그는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회사 운영은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본인은 큰 틀과 방향만 제시한다는 게 평소 정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그러나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는 과감한 판단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백화점 본점의 효자 매장이던 스타벅스를 철수시키고 떡집을 들인 것이나 고급 식료품점 개념인 SSG푸드마켓을 청담동, 목동, 부산 해운대 등에 세운 것은 그의 아이디어다. 시장 안팎에서는 정 사장이 모친 이명희 회장을 빼닮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30대의 열정…두산 4세 박서원=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두산 전무의 행보도 주목된다. 광고회사 오리콤의 부사장이자 두타면세점 전략담당 전무(CSO)인 그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똘똘 뭉친 인물로 정평이 나 있다. 1979년생인 박 전무는 업계에서도 '젊은피'로 통한다. 지난주 한국에서 개최된 글로벌 패션 행사 '컨데나스트 럭셔리 콘퍼런스'에도 빈티지한 재킷과 배기팬츠 차림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었고, 5년 전 출간한 책을 통해서도 스스로를 '생각하는 미친놈'으로 평가한 그다.

그러나 특이하고 엉뚱한 행동만 하는 인물은 아니다. 이달 5일에는 프랑스 파리로 직접 날아가 샤넬, 루이뷔통, 펜디, 지방시 본사를 방문하고 명품업체의 사장들과 만나 다음달 오픈 예정인 두타면세점 입점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최근 중국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송중기를 두타면세점 모델로 발탁한 것도 그의 조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박 전무는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송중기의 사진과 두타면세점의 쇼핑백, 유니폼 슈즈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20대의 기발함…한화家 막내 김동선= 김동선 팀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이다. 한화건설 팀장이자 그룹 면세TF 소속이지만, 사실 승마선수로 더 유명하다. 1989년생, 올해 나이 29세로 업계에서도 '막내'다. 데뷔무대는 지난해 12월 여의도에 위치한 면세점 갤러리아63의 오픈식에서 치뤘다. 오랜 운동 경력 때문인지 공식 간담회 단상에서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여유있는 모습으로 홍보맨을 자처했다. 그는 "면세사업에 대해서 아는 것은 없지만, 전문성과 경험이 많은 임원분들에게 배우겠다"면서 "(승마선수로서의) 장점을 살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매주 면세점 업무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김 팀장은 컨데나스트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총괄회장을 공식적으로 만난 유일한 오너일가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 유제식 갤러리아명품관 점장 등과 함께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을 찾은 아르노 회장을 맞이했다. 이들은 LVMH그룹 브랜드인 루이뷔통, 셀린느 등의 매장을 40분 동안 둘러보며 실무적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내면세점 특허 추가 여부를 발표하고 나면 오너가 3, 4세들이 본격적으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가장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끄는 주인공이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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