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작업을 진두지휘하기 위해 그룹 핵심 회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4일 “대우증권 조직의 조기안정과 통합증권사의 성공적인 출범을 위해 박현주 회장이 대우증권 회장으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증권이 7일 대우증권 인수 잔금을 납부한 뒤 이르면 이번 주 대우증권 회장에 취임할 계획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은 비상근 회장으로 활동할 계획이며, 등기임원으로 등재할 지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회장 취임에 앞서 박 회장은 1997년 회사 설립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이끌어 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공식적으로 떠나게 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전문금융그룹을 표방하는 미래에셋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다.
오늘의 미래에셋그룹을 있게 한 모태와도 같은 회사여서 박 회장의 애정이 남다르다고 한다.
박 회장은 대외적으로 ‘미래에셋그룹 회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공식적으로 회장직을 갖고 있는 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한 곳이다.
박 회장이 현행법상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대신 대우증권을 선택한 것은 앞으로 미래에셋 그룹의 무게 중심을 기존의 자산운용에서 증권업으로 이동하겠다는 구상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말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의 삼성전자'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합병 작업을 빨리 마무리해서 각 영역별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아시아 대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는데 기여해나가는 게 박 회장의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에셋은 지난달 초 김대환 전략기획본부장을 통합추진단장으로 임명하고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는 15일 미래에셋·대우증권 통합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블루마운틴CC(강원 홍천군)에서 두 회사 임원진이 참여하는 합동 워크숍을 열기로 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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