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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임장에서 유언장까지…재벌가의 '옥새분쟁'

최종수정 2016.03.25 13:09 기사입력 2016.03.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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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뒷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2015년 11월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왼쪽)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뒷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2015년 11월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재벌가에서도 재산상속이나 경영권다툼 과정에서 옥새 분쟁이 벌어져 왔다. 재벌가에서는 선대 창업주가 생존 또는 타계 이후 대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창업주의 후대와 친족간에 자신의 옥새의 진위와 성격을 놓고 민형사 소송전까지 치닫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서 옥새는 대체로 자신이 갖고 있던 대표이사 직인이나 인감도장, 막도장 등과 명의신탁주식, 창업주의 직인이나 서명이 들어간 위임장 등을 말한다. 대부분 경영권을 승계받은 후계자가 승리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경우가 많다.

◆롯데, 신 총괄회장 위임장 놓고 형제간 분쟁= 신 총괄회장에 대해서는 여동생(신정숙씨)이 성년후견인 개시를 법원에 신청한 상태다. 성년후견인이 아닌 한정후견인으로 지정만 돼도 지금까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 등을 근거로 '롯데그룹 후계자'를 자임해온 신 전 부회장의 승계 당위성은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현대그룹의 이른바 왕자의 난 과정에서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서명을 놓고 다툼이 벌어졌었고 현대그룹은 이후에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으로 완전히 분리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기아차를 계열 분리한 뒤 이후 회사가 급성장하면서 재계 순위 2위 총수로 떠올랐다.

◆한라그룹, 주식소유권 놓고 다툼… 현 회장의 완승= 한라그룹은 고(故) 정인영 명예회장이 1997년 1월3일 회장에서 명예회장으로 자리를 물러나면서 당시 한라건설과 만도기계 등 경영의 능력을 인정받은 차남 정몽원 현 회장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후계 구도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정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정 회장의 형인 정몽국 전 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허락 없이 계열사 주식을 처분했다며 소송을 벌였다가 패소했다. 정 전 부회장은 주식관리 처분을 부친에 위임한 상태에서 창업주의 지시에 따라 정 회장이 자신 소유의 주식을 처분했다면서 사문서위조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법원은 정 명예회장이 주식 집중을 막고 명의를 분산하려고 장남 몽국씨에 주식 소유권을 넘긴 뒤 그룹 기획실을 통해 관리해온 사실을 인정했다. 주식의 관리처분권한을 위임받은 정 명예회장의 지시에 따라 주식을 넘겼기 때문에 따로 몽국씨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유언장 진위 다툼도= 한진그룹은 창업주의 2세 형제들이 유산 분배 등 재산 문제로 법적 분쟁을 벌인 적이 있다. 2002년 11월 고(故)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이후 공개된 유언장에 따라 장남 조양호 회장에게 대한항공, 차남 조남호 회장은 한진중공업, 3남 조수호(2006년 지병으로 사망) 회장은 한진해운, 4남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금융을 물려받는 것으로 그룹 승계가 결정됐다.

그러다 2006년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증권 회장은 선친이 재산 분배에 대해 유언을 남기지 않았는데도 '조작된 유언장'이 공개됐다고 주장했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측은 "유언장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섰고 법원은 조양호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 옥새 분쟁은 창업주인 총수의 결정으로 후계 구도가 이뤄지는 1인 중심의 승자독식 구도와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에서 비롯됐다"면서 "이제는 혈연보다 능력 중심의 후계자 선정이 이뤄지고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 정착과 오너 경영체제와 전문 경영인체제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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