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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통]옛것에 대한 그리움

최종수정 2016.03.16 15:44 기사입력 2016.03.1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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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으로 증권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삼성, 유안타,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대신, 대우증권 등 여의도에 몰려있던 증권사들이 터전을 옮기고 있다.

이들 증권사의 이전을 보고 있자니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응답하라 1998’의 오마주로 ‘회귀하라 1970’이 떠오른다. 1970~80년대 명동 일대는 국제, 태평, 동서, 동남, 제일증권 등 지금은 역사에서 사라진 증권사들이 위치해 있었다.

명동은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간이다. 그만큼 돈이 잘 도는 곳이기도 하다. 중국관광객이 오기 전에는 젊은이들의 메카였으며 그 이전은 금융가의 메카였다. 풍수지리상으로도 청계천 일대는 ‘물(돈)’이 모이는 곳으로 옛 선조들도 중시 여겼다. 미래에셋증권이 입주해 있는 센터원 빌딩은 조선시대 동전을 만들었던 주전소 터가 있던 자리다.

최초의 증권거래소 역시 명동에 위치해 있었다. 1922년 명동에 경성주식현물시장으로 건립된 이후 1956~79년까지 증권거래소로 쓰였다. 이후 제일투자금융이 건물을 인수해 사용했지만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어 2002년 개인사업자에게 넘어갔다. 이후 여러차례 소유권이 바뀌다 결국 헐렸다.

당시 시민단체가 건물 보존 운동에 나서고 문화재청도 문화재 등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증권거래소도 건물 보전을 위해 4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매입을 포기했다.
현재 이 자리는 복합 오피스 건물인 아르누보센텀 빌딩이 있다. 옛 증권거래소 앞에 위치해 있는 증권빌딩은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증권업협회, 한국증권금융 조사부, 삼보증권 조사부 등이 입주했던 건물로 지금도 다수의 증권사 명동지점이 입주해 있다.

최근 증권사들의 명동 회귀를 보면 옛 증권거래소 보전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만약 과거 모습을 지켜 명동에 남아있었다면, 명동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지 않았을까. 월스트리트의 증권거래소나 코펜하겐의 증권거래소처럼 말이다.

단기적인 성과만 쫓는 세상에 익숙해져서 인지 오래된 것에 대한 가치가 퇴색되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올 연말 대신증권 본사가 명동으로 이동하며, ‘강세장’의 상징이자 대신증권 대표 조형물인 ‘황소상’도 따라 간다. ‘황소상’이 놓이는 명동에서 옛 증권거래소의 부재는 더 크게 느껴진다.

팍스넷데일리 공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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