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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아이] 두 얼굴의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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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끄는 인공지능 시대
당신의 일자리를 뺏거나 당신의 일자리를 만들거나
日소프트뱅크 '페퍼' 커피 판매직원 활용
홍콩 카지노선 여성딜러 대신 AI로봇 배치
5년간 15개국서 일자리 710만개 소멸 예고
로봇 활동범위 확대로 관련산업은 발전
데이터 분석인력 2년뒤 50~60% 늘어날듯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페퍼'는 일본 내 1000여개 네슬레 커피 매장에서 커피 판매 직원으로 활약한다. 페퍼는 전 매장에 방문한 고객의 숫자, 고객 응대 내용, 연령, 성별, 고객의 감정까지 분석해 고객 서비스 질의 향상을 가져왔다.
#홍콩 파라다이스 엔터테인먼트는 여성 카지노 딜러 대신 카드의 용량을 제한하는 로봇 딜러를 배치했다. 이 회사는 향후 로봇의 안면감식과 다개국어 구사 기능을 추가해 일반 딜러 못지않은 인공지능(AI) 로봇 딜러를 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했던 인공지능 로봇 시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 로봇이 카지노 딜러 역할을 대신 하는가 하면, 아예 로봇이 손님들을 접대하는 매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인간이 인공지능 로봇에 밀려 무능한 존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로봇을 활용해서 노동력 부족 현상을 보완할 수는 있지만 근로자들의 일자리 선택폭이 좁아지는 결과 또한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표적인 로봇 선진국인 일본의 경우 앞으로 20년 안에 노동 인구의 절반가량이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이미 20년 전 '노동의 종말'이란 책을 통해 머지않은 미래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수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만 해도 쉽사리 동의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요시다 겐이치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업추진본부장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CES) 2016에서 말했다. "이건 더 이상 SF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닙니다."

◆미래산업 드론ㆍ로봇, 'CES 2016'서 현실이 되다=지난달 열린 CES의 화두는 '로봇'이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는 1인용 전동휠 호버보드(hoverboard)를 타고 무대에 등장했다. 그가 버튼 하나를 누르자 호버보드는 로봇으로 변신했다. 이 제품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리얼센스 3D 카메라 기술로 상황을 판단하고 장애물을 인지한다. 인텔은 "로봇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정보기술(IT) 산업의 미래는 인공지능 기계가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IBM은 '페퍼' 이외에 왓슨의 인지 컴퓨팅과 결합된 사례로 스포츠 용품 전문 브랜드인 '언더아머', 의료기기 업체인 '메드트로닉스' 등을 소개했다.

로보틱스(Robotics) 부스 면적은 지난해보다 70% 가량 늘어났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이 만든 드라이드 냉장고는 전시장 곳곳을 돌아다녔다. 에코박스(Ecovacs)가 만든 '윈봇(Windbot)'은 유리로 만든 부스의 벽을 오르내리며 청소를 했다. 빨랫감을 개어주는 로봇 '런드로이드(laundroid)'도 최초로 등장했다. 화상 대화 로봇은 물론, 로봇 애완견, 개인용 극장을 만들어주는 로봇도 눈길을 끌었다.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VR), 드론이 3대 트렌드로 꼽혔다. 여기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 역할을 한다. 머신러닝(기계학습), 딥러닝 등이 바로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다보스포럼, '4차 산업혁명'을 논하다=같은 달 열린 다보스포럼에서는 대주제로 '4차 산업혁명'을 제시했다. 증기기관이 촉발한 1차 산업혁명, 조립라인을 통한 대량생산이 핵심인 2차 산업혁명, 인터넷이 이끈 3차 산업혁명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은 로봇,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미래 기술융합을 통한 대변혁과 혁신이 만들어내는 신세계다.

4차 산업혁명 사회는 '모든 것이 연결되는 보다 지능적인 사회'다. IoT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이버와 현실세계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통합 시스템으로, 지능형 CPS(cyber-physical system)를 구축한다. 이미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로봇이 펀드를 운용하고 맞춤형 재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무인차 상용화도 현실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 직전에 와 있다. 변화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다.

특히 다보스포럼 '미래고용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과 인공지능이 보편화하면서 앞으로 5년간 선진국과 신흥시장을 포함한 15개국에서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간에 새로 생겨나는 직업은 210만개에 불과하다. 반복적인 업무수행이 특징인 사무ㆍ행정 직종이 475만개로 가장 많이 줄어든다. 제조ㆍ생산(160만), 건설ㆍ채굴(49만), 예술ㆍ디자인ㆍ환경ㆍ스포츠ㆍ미디어(15만) 업종도 감소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의 일자리가 더 많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로봇, 일자리 없앨까 만들까=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건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과거 산업혁명에 반발했던 노동자들은 기계에 모래를 뿌리는 등 러다이트(기계 파괴)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기존의 직업은 사라지고,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 것 역시 반복되는 역사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스캇 앤더스와 마크 뮤로 선임연구원은 '제조업 실업을 로봇의 탓으로 돌려선 안된다'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대다수가 수긍하는 로봇과 실업의 상관관계에 의문을 던졌다. 로봇이 인간노동력의 대체재라면, 자동화에 많은 투자를 하는 나라의 제조업 실업률이 높아야 하지만 로봇의 시간당 생산량이 미국의 3배인 독일의 경우 미국보다 실업률이 낮았다는 주장이다. 실제 1993년부터 2007년까지 독일의 제조업 실업률은 19%인데 반해 같은 기간 미국의 실업률은 33%나 됐다. 한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역시 미국에 비해 제조업 실업률이 낮았다.

전문가들은 '준비하지 않는 국가, 기업에는 미래란 없다'란 말과 같이 우리 앞에 닥쳐오는 위기를 피하고 다가오는 큰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미래 먹거리를 찾는 가장 빠르고 중요한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미국에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이뤄지는 로봇의 활동 범위가 점점 더 확대되면서 이에 대한 데이터 분석전문인력 수요가 오는 2018년까지 50~60%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14만~19만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또 이 기간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 가능한 관리자도 150만명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무인자동차와 드론 상용화의 날도 가까워지면서 교통관제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고, 관련 법 제도를 새로 만드는 일자리 수요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직업의 미래' 보고서는 지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 중 65%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내 올해 목표는 집을 관리하고 내 일을 도울 간단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라며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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