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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감현장]로봇 PB와 S급 PB 1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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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로봇은 기계적으로 시장을 분석해 자문이나 운용 업무를 할 순 있겠지만 결코 뛰어난 프라이빗뱅커(PB)를 대체할 순 없을 겁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도입 방침을 밝힌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반응이다. 자문수수료가 낮고 적은 금액도 맡길 수 있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도입 취지는 좋지만 이번 정책에서 정작 핵심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었다.
로봇은 지난 수년간의 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기대수익률에 걸맞은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 고객의 자산관리나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 없이 상품을 팔고 판매수수료만 챙기는 은행ㆍ증권사 직원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차라리 로봇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를 읽고 리스크를 관리하고 돌발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은 아직 사람을 따라올 수 없다. 결국 벤치마크(BMㆍ시장수익률) 수준의 B급 자문은 가능하겠지만 A급, S급 자문은 기대하기 어렵다. 로봇은 뛰어난 PB를 대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창조경제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진정한 창조경제는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이 아니라 우수한 PB를 육성하는 일이다. 기준금리(1.5%)보다 높을 정도로 비싼 판매보수와 판매수수료를 현실화해 S급 PB가 판매수수료가 아니라 능력에 걸맞은 자문료를 받아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현재 PB업계는 자문료가 전혀 없는 구조다.

요즘 금융당국은 날마다 창조경제를 외친다.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발표 전에는 창조경제를 위해 10년 전 실익 부재로 거래소에 통합한 코스닥시장 분리를 재추진했다. 하지만 진정한 창조경제는 무작정 새로운 것을 뚝딱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게 창조경제의 첫걸음일 수도 있다.
한 운용사 사장의 말이 다시 머리를 맴돈다.

"진정한 창조경제는 로봇 PB가 아니라 뛰어난 PB 1000명을 만드는 겁니다."

우리 금융당국이 진정한 창조경제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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