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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권익보호 ③] 정관 바뀌면 끝이다…뭉쳐야 지켜낸다

최종수정 2015.04.14 07:59 기사입력 2015.04.1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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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팍스넷 공도윤 기자] 증시조정의 행간을 읽으면 수익이 보이듯, 기업의 정관변경을 들여다보면 기업의 미래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관변경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어쩌다 내용을 확인했다 해도 이면 파악이 어려워 “별 의미 없네”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정관은 회사 경영과 관련된 목적·상호, 회사가 발행할 주식의 총수항목 등의 항목을 문서상으로 정하는 행위다. 단순한 정보 같지만 매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오고가는 정관변경은 주주를 견제하는 기업의 고도전략이 숨어있다. 정관변경은 참석 의결권 3분의 2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하는 ‘특별 결의사항’이다. 중요하게 취급되는 사안인 만큼 그 속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한다.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연구실이 분석한 400개기업 중 올해 정관변경 의안을 상정한 기업은 102개사로 3분의 1이 넘는다. 주 내용은 사업목적 및 상호변경, 이사 및 이사회 규정, 주식발행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정관변경 의안 상장을 낸 기업 중 8개사에 대해 ‘주주권리 침해’ ‘재무건전성 확보’ ‘ 이사회 내실화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이중 ‘모두투어’와 ‘KG ETS’는 주주권리 침해, ‘KCC’는 주주가치 희석률 과다의 문제가 지적됐다.

모두투어와 KG ETS 측은 ‘상법상 외부감사인의 적정의견이 있고 감사 전원의 동의가 있는 경우 재무제표를 이사회 결의로 승인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내용으로 정관변경안을 냈다. 김호준 대신경제연구소 지배구조실장은 “이렇게 정관이 변경되면 주주들은 더 이상 기업의 배당정책을 견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인 트러스톤자산운용측도 같은 사유로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투어와 KG ETS의 안대로 결정됐다.
KCC는 발행주식 총수의 50%까지 증권예탁증권(DR)을 발행할 수 있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키로 했다. 소액주주들은 “사내유보금 과세를 회피하려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메트라이프, 마이애셋, 베어링, 트러스톤, 미래에셋, NH-CA 등 9개의 기관투자가 역시 주주권익 침해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KCC의 원안대로 처리됐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성공사례가 조금씩 늘고 있다. 일례로 삼양통상 소액주주는 회사측이 제시한 정관변경에 반대해 주주제안인 ‘비상근감사 선임안’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삼양통상 소액주주들은 회사 측에 상근감사가 재직 중이지면 ‘감사 1명 이상을 둘 수 있다’는 정관에 근거해, 회사측 상근감사 외에 주주측 입장의 비상근감사를 추가 선임할 수 있게 ‘추가 1명의 감사 선임’을 추진했다. 이에 사측은 감사의 수를 ‘감사 1인 이상’ 두는 것으로 명시된 정관을 ‘감사 1인’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주총에 올렸다. 회사측이 제시한 정관변경대로 처리됐다면, 주주 측에서 회사를 감시할 수 있는 경로가 영원히 막히는 꼴이다.
주주는 회사의 소유주라는 의미에서 회사 사정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복잡한 경영구조와 금융시스템을 속속들이 파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정관이 바뀌면 끝’이라고 했지만 정관을 해석하는 일도, 주총에서 반대의견을 내고 승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사인사 네비스탁의 엄상열 전략기획팀장은 “여전히 정관변경으로 인한 주주권익 훼손 피해에 대해 사전에 막거나, 사후 제제를 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현재로서는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사 표시로 차츰 제도를 개선하고, 소액주주들이 힘을모아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 팍스넷에서는 소액주주의 권익보호를 위해 기획연재와 함께 주주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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