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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에서]양(羊)의 해, 희망을 이야기하자

최종수정 2014.12.31 11:09 기사입력 2014.12.3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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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2015년은 양의 해다. 농경문화인 동양에서는 양에 대한 이미지가 많지 않지만 유목문화를 바탕으로 한 서양에서는 양이 가장 큰 경제적 자산 가운데 하나이며, 묵묵히 국가를 지탱하는 '일반 사람이나 일반 국민'을 의미하는 알레고리로 차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2015년 양의 해에는 일반 시민들, 일반 국민들, 별로 내세울 것 없는 이 사회의 많은 '을(乙)'들이 좀 더 귀하게 대접받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양처럼 힘없고 순하지만 사회와 국가의 버팀목이 되고 묵묵히 바닥을 받쳐주는 사람들의 역할이 다시 한 번 조명되어 귀하게 되새겨지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스라엘에서는 양의 숫자가 많아지면 돈을 주고 양을 지키는 고용 목자를 구하는데 들판에서 양을 치다가 이리 떼가 나타나거나 벼락, 태풍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양을 버리고 도망가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법적 책임과는 상관없이 끝까지 양 떼를 지키고 무리에서 벗어난 한두 마리의 양이라도 찾아내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선한 목자'도 반드시 있는 법이다.

그래서 2015년 새해 우리는 양들이 무리에서 벗어나면 끝까지 찾아주고 외부적인 어려움이 발생하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있더라도 양들의 안전을 끝까지 챙겨주는 선한 목자와 같은 정치리더와 사회리더, 경제리더가 많이 나타나기를 꿈꾼다.

양들은 말을 할 수 없으니 침묵하는 것처럼 보인다. 게으르고 밥값을 못하는 목자는 양들의 침묵을 무시하고 외면하지만 선한 목자는 양들이 말하지 않더라도 양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미리미리 살펴 잘 돌본다. 이런 정치리더를 새해 우리 국민들은 원한다.
'도그 포인트(Dog Point)'라는 말이 있다. 땅이 넓은 지역에서는 양을 방목해 키우는데 이를 지키는 사람이 없다 보니 양을 돌보는 개들이 동서남북 어느 영역 이상을 양이 넘어가지 못하도록 지킨다. 바로 이 지점이 도그 포인트다.

울타리가 없는데도 양들은 도그 포인트를 넘지 않는다. 양을 돌보는 개도 한가롭게 도그 포인트 부근에서 졸고 있거나 배회할 뿐이다. 사람이 지키지 않아도 두 종류의 동물들 사이에 묵시적으로 약속과 이해가 있어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 유지되는 것이다.

새해 우리 정치와 사회, 경제의 구성원들이 서로가 묵시적으로 약속한 지점을 넘지 않고 평화로운 공존을 유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내 생각과 다르게 영역을 넘는다고 폭력을 행사하거나 공격하여 양들을 공포로 몰아넣을 경우 양들은 불안과 스트레스로 풀을 뜯어먹지 못해 털이 자라나지 못하고 도그 포인트를 벗어나려는 수가 늘어나게 된다. 바깥으로 나가려는 양들이 많아질수록 평화적 도그 포인트는 무의미해지고 막으려는 자와 바깥으로 나가려는 자들 사이에 갈등이 중첩된다. 2015년에는 묵시적으로 설정되는 도그 포인트가 더 넓고 자유로워지고 양들이 편안하게 풀을 뜯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새해는 을미년인데 을(乙)이 청색을 의미하기 때문에 2015년 양띠는 '파란 양의 해'가 된다. 양은 다소 느리고 정주성의 이미지가 있는데 청색은 빠르고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의미를 담고 있어 양자가 보완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래서 2015년은 한국 경제가 청양처럼 잘 통제되면서도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나 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공급과잉에 따른 전 세계적인 디플레이션 공포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잘 컨트롤하면서도 내수 활성화와 투자 활성화가 이뤄져 경제성장률이 목표한 3~4%대를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2014년은 국민 모두에게 쉽지 않았다. 지난해가 어둡고 괴로웠던 만큼 새해는 모두가 다시 한 번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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