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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취재클로즈업]‘땅콩리턴’..대한항공 주주 손실은?

최종수정 2014.12.19 09:30 기사입력 2014.12.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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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18일 아시아경제TV를 통해 방송된 내용입니다.

앵커>요즘 장안의 화제는 단연 ‘땅콩 리턴’ 사건인데요. 사건이 보도된지 오늘로 10일째인데요. 시간이 갈수록 사건이 커지면서 대한항공이 더 이상 ‘대한’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주가 역시 최근 유가 급락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습니다. 오너 3세의 부적절한 행동 하나에 회사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인데요. 오너 일가나 회사의 나쁜 평판이 회사 매출이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죠. 이른바 ‘평판 리스크’인데요. 보도팀 전필수 기자가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주가를 추적, 이번 사건이 대한항공에 미친 영향을 짚어 봤습니다.

기자 - 땅콩 리턴 사건이 보도되기 직전인 지난 5일 대한항공 주가는 4만4450원,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5330원이었습니다. 사건이 보도된 8일엔 국제 유가 급락 덕에 항공주들이 동반 급등세를 나타냈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은 무려 9.19%나 급등했습니다. 대한항공도 땅콩 악재에도 상승 마감했는데요. 다만 오름폭은 3.94% 상승에 그쳤습니다.

이후로도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에 상대적으로 계속 뒤쳐졌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주 5일 연속 상승 마감한데 반해 대한항공은 3일만 상승했고, 하루는 보합, 나머지 하루는 2% 하락 마감했습니다. 이번주 역시 비슷한 흐름인데요.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이 5% 이상 상승하는 동안 대한항공은 약보합에 그쳤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 급락이라는 호재를 아시아나는 제대로 살렸고, 대한항공은 땅콩 회황에 발목이 잡힌 셈이군요. 사건 이후 두 회사간 수익률 차이가 꽤 났겠군요.
기자 - 네, 지난 5일 5330원이던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6일 7020원에 마감이 됐습니다. 7거래일간 31.7%나 오른 것이죠. 반면 대한항공은 같은 기간 4만4450원에서 4만8450원으로 9%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대한항공은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 리턴 때문에 22.7%포인트 상승 기회를 날린 셈인데요.

유류비가 매출의 30%를 넘는 등 유가에 대한 민감도가 비슷한 두 회사의 수익구조를 감안할 때 만약 땅콩 회항 사건이 없었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만큼 주가가 올랐다고 생각하면 대한항공 주가는 4만8450원이 아니라 5만8550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주주들 입장에서는 1주당 1만원 이상 오를 기회를 날린 셈입니다.

대한항공의 총 발행주식수가 1523만8000주인데요. 전체 주주 입장에서 따져보면 1524억원가량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날아간 셈이 된 것입니다.

앵커> 대한항공 시총이 2조8000억원대이니 조 부사장의 무리한 행동만 아니었으면 3조원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군요. 유가 급락이라는 밥상을 걷어찬 꼴입니다. 그런데 사건의 발단이 된 1등석 가격은 얼마나 되나요?

기자 - 조 부사장이 타고 온 대한항공 A380기의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일반석 가격은 주중 기준으로 237만원입니다. 1등석 가격은 이보다 4배 이상 비싼 1097만원이고요. 1등석 가격을 대략 1000만원으로 잡으면 1500억원이면 1등석 좌석 1만5000개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인천과 뉴욕 공항을 1등석으로 7500번을 왕복할 수 있는 돈인데요.

7500회를 왕복하려면 1주일에 한번씩 왕복해 1년에 50회를 왕복한다고 해도 150년이 걸립니다. 이코노미석 기준으로 하면 600년이 걸리네요. A380기의 경우, 1등석이 모두 12좌석인데요. 이를 모두 전세내서 1주일에 한번씩 왕복하려 해도 12년 반이나 걸립니다.

인천과 뉴욕을 왕복할 거리면 지구를 한바퀴 돌 수도 있으니 1500억원이면 1등석을 타고 지구 7500바퀴를 돌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오는군요.

A380기의 경우, 1등석 12석 외에 비즈니스석 94석, 일반석 301석이 있다고 하는데요. 만석 가까이 됐을 때 운임 총합은 12억원 가량 됩니다. 이 정도 돈이면 이 비행기를 전세낼 수도 있다는 얘기인데요. 1500억원이면 뉴욕에서 인천까지 가는 A380기를 125번 전세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 대한항공 지분을 사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겠어요?

기자 - 네, 이 돈은 대한항공 지분을 사도 5% 이상 살 수 있는 돈인데요. 대한항공 지분 5%면 개인주주 중에서는 단연 압도적인 수준입니다. 대한항공 지분을 살펴보면 지난 11월11일 기준으로 한진칼이 32.24%를 보유하고 있고요. 한진이 9.69%, 정석인하학원이 3.93%를 보유하고 있는 등 대주주측이 총 47.08%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주주측이 절반 가까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니 상당히 지배구조가 탄탄하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의외로 이번에 물의를 일으킨 오너 일가의 지분은 아주 미미합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지분은 2만6698주로 지분율은 0.04%에 불과하고요.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이 3만1496주로 0.0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개인 주주 중에서는 조남호 회장 지분이 가장 많은데요. 조남호 회장의 지분가치는 16일 종가 기준으로 15억2600만원, 조양호 회장의 지분가치는 12억9400만원 남짓입니다. 조현아 부사장 3남매는 대한항공 지분은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1524억원이면 개인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의 100배,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조양호 회장의 120배나 지분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조 회장 형제를 포함해 조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는 대한항공 주식 총수는 11만3357주인데요. 이를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55억원에 조금 못 미칩니다.

땅콩 리턴으로 주식시장에서 날아간 돈이면 조 회장 일가가 가지고 있는 지분보다 30배가량 더 많은 주식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앵커> 증시에서 천문학적 돈이 날아가고, 온 국민의 원성을 사는 외에도 회사가 입은 직접적 피해도 상당하죠?

기자 - 네, 대한항공은 이번 땅콩 리턴 파문으로 13년만에 운항정지 처분을 받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국토부는 대한항공이 항공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행정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에 대해 운항정지 21일이나 과징금 14억4000만원을 부과할 계획입니다. 대한항공이 운항정지라는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지난 2001년11월 이후 13년 만입니다.

대한항공은 지난 97년 괌사고와 98년 김포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99년 포항공항 활주로 이탈사고, 99년 상해 화물기 추락사고 등 90년대 5차례의 운항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항공업계는 조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이 국민적 공분을 넘어 국가 브랜드를 실추시킨 만큼 과징금보다 운항정지쪽으로 행정처분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부 언론에서는 국토부가 대한항공의 사명에서 ‘대한’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는 보도까지 했는데요. ‘대한’이라는 이름을 뺏길 경우, 국적기로서의 위상 등을 감안할 때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대한’이라는 이름이 가지는 상징성을 잃는다면 정말 아플 것 같군요. 항공사에 대한 운항정지는 영업정지에 해당하니 타격이 상당하겠군요. 금전적 손실도 손실이지만 고객의 이탈로 이어질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겠군요. 실제 국민적 분노가 대한항공 예약률로 표출이 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 네, 지난 16일 기준 다음달 대한항공 국제선 예약률은 41%이며, 2월 예약률은 26%에 불과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한항공 국제선 탑승률은 각각 76%와 77%였습니다.

반면 경쟁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의 내년 1월과 2월 국제선 예약률은 각각 81.4%와 73.7%입니다. 땅콩 리턴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예약률로 나타났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대한항공에 대한 국민감정이 추락한 만큼 실제 탑승률도 전년 수준에 못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겨울 성수기 기간 탑승률이 떨어지면 대한항공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가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앵커> 항공사의 경우, 승객이 얼마나 타느냐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수밖에 없는데 실제 탑승률이 예약률처럼 저조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겠군요. 이렇게 되면 유가하락에 따른 수혜 효과도 상당부분 감소할 수밖에 없지 않나요?

기자 - 그렇습니다. 유가하락으로 인해 비용이 큰 폭으로 절감된다고 해도 승객이 타지 않아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그만큼 수지를 맞추기 힘들게 됩니다.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이번 위기를 넘기고 겨울 성수기에 탑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매진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워낙 여론이 좋지 않다 보니 지금으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게 현실입니다.

앵커> 대한항공 임직원들 입장에선 참 답답한 노릇일텐데요. 이 와중에도 대한항공 주식에 대해선 여전히 긍정적인 의견이 있다면서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유가하락이라는 대형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대한항공 주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부분인데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대한항공 주가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비해서는 부진했지만 그래도 상승추세를 유지한 것도 국제유가가 하루가 멀다하고 급락해 준 덕입니다.

올 3분기까지 대한항공은 유류비로만 매출액의 35%인 3조1000억원을 지출했습니다. 유가가 몇 개월 전 고점대비 반토막 가까이 난 상황이니 앞으로 대한항공의 유류비 지출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매출의 1/3 이상 지출하던 유류비를 1/5이나 1/6로 줄이면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키움증권은 이를 근거로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렸는데요. 올해 예상 영업이익을 4114억원으로 봤는데 내년에는 2배 이상인 85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땅콩 리턴 사건만 없으면 대한항공 주주들 입장에서는 호재만발인 상황이군요. 주주들로서는 더 분통이 터질 듯 한데요. 대한항공이 이 시련을 극복하고 주주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해줄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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