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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어려우면 '셧다운'…환경 좋아지면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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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구팀, 세포보호와 분해기술 개발

▲극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보호했다가 적절한 시기에 스스로 분해되는 기술이 개발됐다.[사진제공=KAIST]

▲극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보호했다가 적절한 시기에 스스로 분해되는 기술이 개발됐다.[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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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생존이 어려울 때 보호막을 통해 보존했다가 좋은 환경이 찾아오면 분해되는 기술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KAIST(총장 강성모) 화학과 최인성·이영훈 교수는 18일 호주 멜버른대 화학공학과 프랭크 카루소(Frank Caruso) 교수와 공동으로 나노미터 스케일의 필름으로 단일 세포를 코팅해 세포의 생존을 유지하다가 원하는 시간에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특정 미생물은 영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 생존이 불리해지면 DNA 보존을 위해 세포외벽에 단단한 보호막인 내생포자를 만든다. 내생포자가 생존에 적합한 환경을 만나면 다시 세포증식이 가능한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 이 현상을 인공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국제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다. 달걀껍질처럼 하나의 세포를 감싸서 보존했다가 원하는 시기에 분해할 수 있어 세포기반 바이오센서·세포 치료제·바이오촉매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피포화(細胞被包化)는 세포의 생존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각각의 세포를 단단한 캡슐로 포획하는 기술이다. 세포를 기반으로 한 응용 분야에서 문제점 중의 하나인 세포 안정도 유지와 세포분열제어를 위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세포피포화 방법은 유기박막 혹은 유기박막을 주형으로 만들어진 무기물 캡슐을 이용했다. 세포표면에 단단하게 형성됐는데 잘 분해되지 않아 활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효모세포를 가지고 탄닌산 수용액과 철이온 수용액을 섞어 세포를 하나씩 금속-폴리페놀박막으로 감싸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탄닌산은 참나무껍질이나 포도껍질에서 추출한 천연물질로 세포친화도가 높아 철이온과 만나면 10초 이내로 금속-폴리페놀박막이 만들어진다. 이 박막으로 피포화된 세포들은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박막 형성시간이 짧고 간단해 효율적으로 많은 양의 피포화 세포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폴리페놀박막이 중성 pH(수소이온지수)에서는 안정되는데 약한 산성조건에서 빠르게 분해되는 특성을 이용해 원하는 시간에 세포를 피포화 전 상태로 복구해 세포분열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달걀껍질처럼 외부환경으로부터 내부 세포를 보호해주는 금속-폴리페놀박막은 세포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분해효소, 장 시간의 자외선 처리, 은나노입자에 대한 방어 등을 지니고 있어 세포가 극한의 외부환경에 노출되더라도 높은 세포 생존도를 유지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영훈 교수는 "이번 기술을 통해 피포화과정에서의 세포생존도를 유지함은 물론 극한의 외부환경에 대항해 세포를 보호할 수 있다"며 "나아가 응답형 분해기작으로 원하는 때에 피포화된 세포의 분열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세포피포화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최인성 교수는 "세포피포화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 세포조작기술의 응용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라며 "세포기반 응용분야에서 현실적으로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맞춤형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글로벌연구실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KAIST와 호주 멜버른대학교 국제 공동 교수팀의 지도와 KAIST 화학과 박지훈·김경환 석사과정 학생이 주도했다. 연구결과는 화학분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11월 10일자 속표지(frontispiece) 논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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